인도 세계 종교자 회의 참가 원불교 대표 전팔근 원광대 부총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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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올해는 「종교간 이해와 협력의 해」입니다. 세계 평화의 실현을 위해 종교인들도 대화를 시작할 시기죠. 진정 인류가 자유롭고 행복하게 영생할 수 있도록 종교와 종파를 초월해야 해요. 세계 종교자 회의는 정치·경제의 통합 그룹인 국제 연합 (UN)처럼 국제 종교 연합 (UR) 결성의 계기가 될 것입니다.』
15∼22일 인도 벵골·코임바토르 등에서 개최되는 세계 종교자 평화 회의 (WCRP) 이사회와 국제 종교 협력 기구 연합회 (IIOCC)에 한국 원불교 대표로 참가하는 전팔근 원광대 부총장 (67)은 14명의 범 교단 대표들과 함께 13일 현지로 떠나면서 종교인들의 이해와 협력을 촉구했다.
전북 이리 원불교 본당에서 태어나 57년 서울사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뒤 미 텍사스 대학에 유학한 그는 조모와 부모의 뜻을 받들어 3대째 원불교에 출가, 교역자로서 30년 이상 교전 번역 사업을 계속해왔다. 『불교든, 기독교든 근본진리는 모두 하나입니다. 세계가 혼탁할 때 종교까지 혼란해서는 안돼요. 나무에 뿌리가 하나이듯 종교인들도 서로 「하나」라는 진리를 인식하고 깨달아야 해요. 5년마다 개최되는 세계 종교자 평화 회의 등 국제 종교 협력 기구들은 이런 배경 속에서 탄생된 것입니다.』
인도 대회가 내년 이탈리아에서 개최될 세계 종교자 평화 회의 총회와 28일∼9월5일 델리·시카고에서 공동으로 펼쳐질 1893년 시카고만국종교회의 1백주년 기념 행사 전초 성격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같은 행사들이 최근 세계 종교계의 가닥을 잡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존하는 주요 국제 종교 협력 단체로 국제 자유 종교 연맹 (IARF)을 비롯해 세계 신앙 회의 (WCF), 이해의 사원 (TOU), 세계 종교자 평화 회의 (WCRP) 등 4개 단체를 꼽는 그는 세계 종교 협력 기구 연합회는 이들 네 단체들의 연락 위원회 성격을 띠고 있다고 했다.
『인도 행사에서는 다음 세기를 위한 종교인들의 대화와 협력 방안이 논의되고, 현지 종교 단체들을 직접 탐방하게 되며 각 종교 단체들의 입장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또 역사적인 행사인 인도 최대도시 델리의 시카고만국종교회의 1백주년 기념 행사는 「종교인이여, 함께」라는 주제 아래 벵골에서 출발, 델리까지 각종 종교 행사가 이어지면서 대축제가 펼쳐집니다.』
우리 나라를 천혜의 도덕 중심 국으로 보는 그는 귀국 후 좀더 마음 공부를 성취한 다음 종교인의 이해와 협력 사업에 몸바칠 것이라고 말했다. <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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