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대금 결제 신용장보다 송금 많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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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수출하거나 수입할 때 은행이 지급보증을 해주는 신용장 거래 대신 당사자들이 직접 대금을 주고받는 송금결제 방식이 늘고 있다. 그동안 두터운 신용이 쌓인 수출선과 수입선이 많이 생겼다는 얘기다.

돈을 떼일 염려가 줄어든 만큼 담보도 맡기고 추가 비용도 들여가며 굳이 은행에서 신용장을 받을 필요가 없어졌다는 의미다.

무역협회는 지난해 11월까지 수출(1백74억달러)에서 송금 결제 비중이 50%였고, 신용장 결제는 23%였다고 13일 밝혔다. 수입의 경우에도 지난해 송금 결제 비중이 47.4%로 신용장(39.2%) 거래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2002년에는 신용장이 44%로 송금(42.6%)보다 많았다.

무역협회 장상식 연구원은 "수출의 경우 ▶정기적인 신용거래가 많은 대기업의 수출이 늘고▶해외 현지법인이 직접 거래하는 비율이 높아진 것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수입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수입업체에 대한 외국인들의 신뢰가 더 높아져 신용장 없이도 믿고 물건을 보낼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휴대전화나 첨단 제품 등의 수출입이 늘어난 것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가 제품이기 때문에 독점 에이전트 계약 등으로 돈독한 신뢰관계를 만들어 놓아 대금을 떼일 염려가 작다는 것이다.

중소기업들도 소량으로 다품종을 수출하는 추세여서 현금을 받고 수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게 무역협회의 분석이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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