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극 앙상블 『생일 파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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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영국 출신의 극작가 해럴드 핀터의 난해한 작품 『생일 파티』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중이다. 서울연극앙상블이 공연하는 이번 작품은 뉴욕시립대에서 연극 연출을 전공한 황동근씨가 연출을 맡아 인간의 궁극적 실존 문제에 의문을 제기하는 메시지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황씨는 뉴욕의 수업시절 이미 이 작품을 연출해 본 경험이 있어 이번 공연에서는 한결 차분하게 핀터의 작의를 소화해 보이고 있다.
『생일 파티』는 내용이 난해한 것으로 유명한데 요즘 들어 춤추고 노래하는 발랄한 연극에 맛들여 있는 관객들에게는 질식할 정도의 지루함과 짜증을 불러일으킬 작품이다. 줄거리는 한 외딴 해변 하숙집에 숨어 있는 스탠리라는 청년에게 정체를 알 수 없는 골드버그와 매켄이라는 사람들이 찾아와 그에게 억지 생일 파티를 차려 주고 나서 그를 심문하고 식물인간으로 만들어 어디론가 끌고 간다는 내용이다.
시공을 초월한 인간 내부의 문제를 다뤘다는 점에서 난해함 속에서도 묵직한 울림을 전하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에는 동국대 연영과 출신으로 구성된 서울연극앙상블의 단원인 김창용·김승철·최원석·문영동·이성경·윤재진씨 등이 출연한다.
9월 9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741-3391.<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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