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위논문대행 대규모 부정/박사 1∼2천만,석사 백50∼3백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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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장학관·시의원등 42명 입건/4개업소 7명 구속
서울대 및 유명 사립대 대학원의 석·박사 학위논문을 금품을 받고 대리작성해 주던 학위논문작성 대행업소가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특수3부(정홍원부장)는 10일 박사학위 논문(2명) 1편에 1천2백만∼2천만원,석사학위 논문(40명)은 1백50만∼3백만원을 받고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및 서울시내 주요 사립대학의 특수 대학원에 재학중인 교육청 장학관·교사·대학강사·시의원 등의 학위논문을 대리 작성해준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데이타뱅크」 업주 이규철씨(30·서울 도봉구 쌍문1동 동익아파트) 등 4개 논문작성 대행업조 주인 등 7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또 승진인사에서 가산점을 얻기위해 이들 업자에게 1백50만원을 주고 석사논문을 대신 작성토록한뒤 성균관대 교육대학원에서 학위를 따낸 Y씨(56·장학관) 등 대리작성 논문으로 학위를 취득한 4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검찰에 따르면 「데이타뱅크」 업주 이씨는 89년 6월부터 서울시내 대학 특수대학원의 석사논문심사에서 탈락한 김모씨(40·은행지점장) 등 50여명을 모집,1인당 1백50여만원씩 7천5백여만원을 받고 논문을 대리작성해줘 학위를 따도록 해주었다는 것이다.
이씨는 논문을 대리작성해주기 위해 김선민씨(28·한국과학기술원 박사과정·구속) 등 2명을 고용,이들에게 논문 1편당 60여만원씩의 수고비를 지급했으며 전문대 출신인 이씨가 직접 기존 논문을 발췌해 작성한 13편도 논문심사과정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함께 구속된 서울 동작구 노량진2동 「대관자료 개발원」 원장 최석봉씨(44)는 지난 4월부터 신문광고를 통해 국내외 유명대학박사 학위 소지자 1백98명을 논문대리 작성자로 모집한뒤 김모씨(37·서울 D대학 박사과정) 등 19명으로부터 박사논문은 1천2백만원,석사논문은 2백여만원씩 모두 5천여만원을 받고 논문을 써주다 검찰에 붙잡혔다.
특히 최씨는 지난 7월 부산·창원·대전 등지에 지사를 설치하고 70여명의 논문작성 의뢰인을 모집하는 등 전문기업 형태로 업소를 운영해온 것으로 검찰조사에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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