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기씨집 도난수표/2억5천만원 본사에 제보/범인전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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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오늘새벽 가락동서 발견… 편지도/지갑속에 백만원짜리 2백50장
김문기 전 의원 집 강도사건으로 빼앗긴 1백만원짜리 자기앞수표가 서울시내 곳곳에 뿌려진데 이어 6일 새벽에는 「정치강도에게 표를 찍지 맙시다」라는 편지와 함께 2억5천만원(1백만원권 자기앞수표 2백5장)이 중앙일보 취재진에 의해 한꺼번에 발견됐다.
이에따라 경찰은 김 전 의원집 강도사건을 원한에 의한 범행으로 단정,수사에 나섰다.<관계기사 19면>
40대후반 목소리의 범인으로 보이는 남자는 7일 새벽 5시 중앙일보에 전화를 걸어 『하나은행 가락동지점앞에 수표를 갖다 놓았으나 빨리 찾아가라』고 제보했다.
확인결과 이 남자는 은행앞 잔디밭 나무밑에 김 전 의원집에서 빼앗은 한일은행 장충남지점 발행 1백만원자리 자기앞수표 2백50장을 검은색 비닐지갑 중간에 넣어 편지와 함께 남겨놓았다.
대학노트 3장에 검은색 사인펜으로 쓴 편지에는 「일부 지도층과 일부 정치강도는 왜 부끄러움이 없는가」 「김문기 아주머니,당신이 사는 집을 헐고 아파트 2백채만 무상으로 지어주면 용서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집에있는 돈 은행으로 전부 돌리지 않으면 모두 턴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있었다.
범인은 또 편지에 「나는 강도지만 감옥갈 각오가 돼 있다」 「왜 강도잡은 나를 잡으려고 합니까」 등 사회자도층의 부도덕성을 꼬집는 내용을 적어 놓았다.
이에따라 경찰은 ▲범인이 김 전 의원집 내부 사정을 자세히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크고 ▲편지 내용으로 보아 김 전 의원측을 협박했을 가능성도 있으며 ▲김 전 의원측으로부터 불이익 당한데 앙심을 품고 있는 것으로 보고 김 전 의원이 소유하고 있던 상지학원·파고다 가구점 등 관계자를 상대로 중점 수사를 펴고 있다.<윤석준·예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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