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 눈떴다"|최다안타 선두 LG 김상훈 타점·타율 상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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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84년 프로에 뛰어든 LG 김상훈(33)이 10년만에 타격에 눈뜨고 있다.
김상훈은 올 시즌 들어 전경기(86게임)에 출장, 3백28타석 99안타(0.302)를 기록하며 63타점·51득점을 올려 LG의 2위 약진에 기둥이 되고 있다.
김은 최다안타 선두에 올라있고 타점 2위, 장타율 5위(0.479), 타격 8위에 랭크돼 클린업의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
타점부문에서 삼성 김성내(67타점)에 4타점 부족한 김상훈은 프로 최초의 좌타자 타점왕을 노리고 있기도 하다.
3년만에 패권탈환을 노리는 LG는 김의 맹타에 고무 받은 고참·신인들의 파이팅이 어우러져 5월8일부터 줄곧 2위를 고수하고 있다.
그는 5월19일 프로통산 다섯번째로 1천 안타 고지에 올랐으며 지난달 28일 빙그레와의 경기에서 청주구장 담장을 넘겨 올 시즌 전구장 홈런을 기록했다. 또 4월23일 롯데전에서부터 5월9일 빙그레전까지 16게임 연속안타행진으로 팀의 상승세를 부채질했다.
현재 통산 9백88게임에 출장, 한대화(33·9백99게임)에 이어 프로출범 일곱번째 1천 게임 출장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김은 프로출범부터 현재까지 3천5백99타수 1천59안타(0.294)를 기록, 68개의 홈런과 5백29타점(①이만수 7백87 ②김성한 7백76 ③한대화 5백36)을 올렸으며 선구안이 좋아 4사구도 3백57개나 된다.
그러나 잠실 홈구장이 국내 구장 중 가장 넓어 홈런 양산에는 불리함을 안고 있다. 통산 31개의 3루타가 말해주듯 발은 빠른 편이 아니어서 넓은 구장의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김상훈은 승부에 강해 득점 찬스에선 어김없이 「한방」씩 터뜨려 이광환 감독의 작전 폭을 넓히고 있다.
초구를 워낙 좋아해 태평양 윤덕규와 함께 「초귀」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따라서 상대투수들은 김에게 첫 공을 던질 때 까다로운 볼을 던진다. 올 시즌 김의 타격자세는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88년 타격왕(0.3354, 당시 MBC)에 오른바 있는 김은 소극적 타율관리에서 벗어나 적극적 타격으로 타율을 올리고 있다.
김은 누상에 주자가 있을 때는 짧게 끊어 치는 타격으로 득점과 연결시키고 선두타자로 나설 때는 진루를 위해 밀어치기로 전환한다.
전방위 부챗살 타법을 구사하고 있는 이같은 김의 팀 배팅에 힘입어 LG가 2위를 고수하고 있다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김상훈은 프로데뷔 10년만에 팀 배팅의 짜릿한 맛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이같이 타격의 묘미를 터득하기까지엔 자신의 끝없는 노력과 10년이라는 세월을 통해 얻은 「팀 성적이 좋아야 개인상도 탄다」는 단체운동의 요체를 깨달았기 때문.
연봉 6천만원의 몸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김이 과연 프로 최초의 좌타자 타점왕에 오를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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