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공존」헌법안 공표/남아공 주요정치세력 잠정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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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자치주장 흑백단체 반발예상
【요하네스버그 AP=연합】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20여개 정치세력들이 참여하는 민주남아공회의(CODESA)가 26일 흑인과 백인의 동등한 공민권을 보장하는 민주정부 수립을 내용으로한 잠정 헌법안을 공표했다.
이 잠정 합의안은 프레데릭 데 클레르크 대통령 정부와 넬슨 만델라의 아프리카 민족회의(ANC) 등 주요 정치세력을 비롯한 남아공내 20여개 정치단체가 참여해 지난 수개월간 협상을 벌인 끝에 윤곽에 합의한 것이다. 「남아공 1993헌법」으로 명명된 이 잠정 헌법안은 보통선거로 정부를 구성하고 남녀차별 및 인종차별을 철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이 헌법안이 최종 승인될 경우 수백년에 걸친 백인권력 독점체제는 종식되고 3천여만명의 남아공 흑인은 사상 처음으로 투표권을 갖게 된다.
이 헌법안은 이와 함께 강력한 중앙정부 규정과 함께 각 인종의 독립과 자치권 허용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치권을 강력하게 요구한 흑인 인카타자유당과 백인 자치지역을 요구하고 있는 백인야당인 보수당은 이를 거부할 공산이 크다. 이들 두 세력은 이번 협상에 불참했다. 협상대표들은 앞으로 이 헌법안에 대한 투표에 앞서 약 3주일동안 논의를 계속할 예정이고 정식으로 채택되면 앞으로 5년간 효력을 발생할 이 헌법안에 따라 내년 4월 다인종 정부설립을 위한 선거가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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