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신호등 무시한 응급차에 치일 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나는 매일 아침 출근길에 차는 물론 인적마저 뜸한 지역에 있는 횡단보도를 건너야 한다. 바쁜 시간이다 보니 그냥 건너버릴까 싶을 때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교통 법규는 사회와의 약속이란 생각에 매번 신호등을 지키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횡단보도에 녹색 불이 켜져 막 건너가던 나는 황당한 일을 당하고 말았다. 사고가 나서 출동한 응급차인 모양인데 횡단보도에서 조금도 멈칫거리지 않고 내 앞을 쏜살 같이 지나간 것이다. 간신히 한 발짝 차이로 사고를 면했지만 놀란 가슴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내가 간신히 횡단보도를 다 건너간 뒤 쳐다 보니 여전히 신호등은 녹색이었다.

응급차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존재하는 차다. 그런데 막히는 도로도 아닌 곳에서 녹색 신호등을 무시한 채 과속으로 달린 그 응급차는 하마터면 사람을 치어 죽일 뻔했다. 위험방지 의식이 전무한 응급차 운전자는 물론 해당 병원 측 관계자도 크게 반성해야 할 것이다.

백유숙.경기도 화성시 매송면 원평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