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프로야구 총재-아이아코카 후보 물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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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야구는 미국을 대표하는 「양키스포츠」며 프로야구를 총괄하는 커미셔너(Commissioner·총재)는 야구계에서 절대적 권한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이처럼 막강한 커미셔너자리가 벌써 1년 가까이 공석 중이어서 「과연 누가 추대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8개 구단주로 구성되어있는 총재선출위원회는 요즘 미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총재를 뽑기 위해 분주하다.
전임 페이 빈센트 총재는 지난해 9월 콜로라도·플로리다의 두 신생팀 출범과 함께 기존구단의 연고지 조정 등 영향력을 행사하다 구단주들의 반발 속에 해임된 바 있다.
따라서 이번에 선임될 총재는 외풍에 시달리지 않고 여러 가지 면에서 완벽한 인물이기를 기대하고 있다.
총재선출위원회는 크라이슬러의 전회장 리 아이아코카와 걸프전의 영웅인 콜린 파월대장 등 무려 1백80명 정도의 후보를 대상으로 철저한 검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일부 후보는 선출위원회의 작업과는 별도로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기도 하다.
전 법무부장관인 리처드 토론버그를 총재로 추천하고 있는 사람들은 피츠버그시 주변 도로에 가로 6m, 세로 4m의 대형 입간판을 설치해 옹립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선출위원회는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 그만큼 「완벽한 총재」찾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이들이 말하는 완벽한 총재란 스포츠 마키팅·비즈니스감각이 뛰어나고 구단 이익을 도모하며 대중들의 지지를 받는 인물을 말한다.
내셔널리그의 한 고위간부는 『6대 총재였던 전LA올림픽조직위원장인 피터 유베로스 같은 인물을 찾고 있다』 고 말했다.
유베로스는 지난 84년 LA올림픽을 흑자로 이끌었고 이후 4년반 동안 총재에 재임하면서 합리적으로 프로야구를 이끌었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유베로스는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위해 프로야구를 이용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선출위원회는 총재에 정치적 인물을 배제한다는게 기본방침이며 야구를 좋아하는 게 첫째 조건이라고 밝혔다.
또 신임총재를 정규시즌이 끝난 후 선출, 월드시리즈에는 총재가 본부석에 앉아 경기를 주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7월말까지 최소한 5명의 후보로 압축시킬 계획인데 개개인과 인터뷰를 통해 야구관 등을 알아볼 계획이다.
이번에 뽑히는 새 총재는 1920년 이후 제9대 총재가 되는데 최근 10년 동안 다섯 번이나 총재가 바뀌었다.
역대 최고의 총재로는 지난 69년부터 84년까지 재임하면서 프로야구를 미국내 최고의 인기 스포츠로 올려놓은 보위 쿤을 꼽고 있다. <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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