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기세 등등'…1유로=1.3弗 넘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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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에 대한 미 달러화의 약세가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지난 9일 달러화는 뉴욕 시장에서 유로당 1.2872달러까지 밀리면서 최저치를 경신했다. 엔화 강세를 막기 위한 일본 금융당국의 시장개입으로 엔화에 대해서는 낙폭을 줄여가고 있다.

미국의 경제가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판단에도 불구하고 달러 약세가 이어지는 것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당분간 금리를 인상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FRB가 조정하는 연방기금 금리는 현재 연 1%로 최근 45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미국의 성장률은 20년 만에 가장 높은 8.2%였다. 그런데도 현행 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보는 것은 고용지표가 불안한 탓이다. 지난 주말 발표된 지난해 12월 실업률은 전달의 5.9%에서 5.7%로 낮아졌지만 비농업 부문 일자리 증가는 1천개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 빗대 로이터통신은 11일 미국의 환율정책 주무 부처는 재무부이지만 최근 시장에서는 그 역할을 FRB가 맡고 있는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고 보도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달러화 약세는 더 이어질 것 같다. 월가 일각에서는 유로당 1.3달러에 도달할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FRB가 몇달 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낮아 서둘러 금리를 올릴 이유도 없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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