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재산환수때 가족 확인”/이학봉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마구잡이 압수 확인 못했다”/김 대표측/재무부 “목록에 없었다”… 주장 상반
김종필 민자당 대표가 80년 자진헌납형식으로 빼앗겼다는 「석파 난병풍」 등 고미술품의 행방을 둘러싼 의혹이 계속되는 가운데 당시 물품압수경위에 대한 당사자들의 주장까지 엇갈려 논쟁이 계속될 조짐이다.<관계기사 5면>
80년 당시 부정축재자 수사를 지휘했던 이학봉 전 계엄사 합수부단장(전 민정 의원)은 3일 김 대표가 빼앗겼다는 난병풍 등 4점이 계엄사가 넘겨준 환수재산목록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재무부측 주장과 관련,『당시 부정축재혐의자들의 집에서 환수대상품을 압수할 때 수사관들과 가족들이 목록을 확인한뒤 서명한 서류를 1부씩 나눠가졌기 때문에 압수품이 빼돌려졌을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또 『당시 압수품 목록 등이 기무사와 육군본부 등에 보관돼 있으므로 이 목록과 재무부로 넘어간 목록을 비교해보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재무부는 2일 난병풍을 비롯,▲김옥균 글씨 ▲이당 김은호화백의 사군자 ▲10돈짜리 금송아지 등 4점이 계엄사가 공매처분을 위해 재무부로 넘긴 환수재산목록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편 보안사 수사요원들이 김 대표 집에서 고미술품 등을 압수할 때 현장에 있었다는 김 대표의 한 측근은 『당시 수사관들이 마구잡이식으로 물품을 가져갔으며 가족들이 물품목록을 확인할 수 없었다』며 이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 측근은 또 『80년 5월19일부터 이틀간 수사관들이 50여점의 물품을 몇차례에 걸쳐 승합차에 싣고 갔으며 가족들은 위세에 눌려 이를 제지하거나 구체적 물품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