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 "한-양 약 섞어 쓰면 좋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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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중앙일보사 중앙문화센터가 주최한 암 예방 특강이 지난24일 오후 호암아트홀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전 경희 의료원장인 김종렬 박사가 동서의학의 병용을 통한 암 예방과 치료의 길이라는 독특한 주제에 대해 특강했다. 암을 예방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물론 이미 걸린 환자들은 병원치료와 함께 천연물 또는 한방에 대해 한 가닥 기대를 거는 경우가 많으나 어떻게 병용해야 할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강연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편집자 주>
◇한방과 천연물을 이용한 항암=인삼은 대표적인 항암 물질이다. 위암환자에게 투여했더니 세포면역 작용이 증강됐으며 백혈구나 혈소판 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세포면역 작용의 증강은 항암 능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뿐만 아니고 한방치료는 항암제 치료를 할 때 치료효과를 높여 주고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부작용을 완화시켜 주는 작용도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항암제 치료 시 십전 대보탕이나 보중익기탕 등 한방보약을 함께 썼더니 체중감소도 적었고 식사 량도 별로 줄지 않음이 확인됐다.
항암제 치료 중 인삼을 함께 투여한 결과 백혈구가 감소하는 등의 부작용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체질에 따라 적절한 한방치료를 함께 했더니 신체의 저항력을 좌우하는 임파구 능력이 향상됐다. 따라서 한방치료는 환자의 자기회복 치료능력을 높여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방과 암 예방=한방은 치료뿐 아니고 예방능력도 높여 준다. 신체전반의 저항성을 강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동물 실험에서 어떤 물질을 쐬어 주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데 특정한약을 먹인 후에는 다시 쐬어도 알레르기가 생기지 않음이 확인됐다. 십전대보탕은 신체전반의 저항력을 높이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쥐를 사용한 실험결과 면역에 관계하는 임파구가 증가해 서양의학에서 말하는 방식으로도 면역력이 증가된 것이 확인됐다. 면역력은 세균에 대한 저항은 물론 암 예방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침을 이용한 항 암=경 혈에는 신경이 많이 모여 있음이 확인되고 있는데 침을 놓으면 인체전반에 영향을 끼쳐 전신대사의 불균형을 회복시키고 뇌 세포 활동을 활발하게 만들며 면역능력도 크게 높여 궁극적으로 인체의 자연치유 능력을 높인다. 보이는 부분만 다루는 것이 서양의학이라면 보이지 않는 경락이나 기에 대해서도 다루는 것이 동양의학이다.
◇동서의학 병용의 방법=암에 대한 진단과 치료분야는 서양의학이 앞섬을 부인할 수 없다. 서양의학은 개별적인 병 소에 집착하고 이를 공격해 퇴치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반면 동양의학은 생체전반의 방어능력을 향상시켜 인체 스스로 병을 퇴치하는 힘을 길러 주는 것을 주 원리로 하고 있다.
따라서 우선 서양 의학적으로 병을 확 진 받은 다음 서양의학에 따른 치료를 의사의 지시대로 충실히 따르는 게 중요하다.
여기에 동양의학적인 요법을 가미, 생체를 보다 강인하게 하면서 서양 의학적인 치료효과를 높이고 치료에 따른 부작용도 줄이는 방향으로 동서의학을 병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동양의학은 분명히 서양의학이 미처 다루지 못한 부분을 훌륭히 받쳐 준다.
서양의학은 밖으로 드러나는 외인 성 질환에 강해 진단기술이 발달했고 세균을 죽이는 항생제를 만들어 냈다. 반면 동양의학은 안에 숨져져 있는 내 인성 질환, 즉 서양의학이 어려워하고 있는 성인병, 만성병 등에 강하다. 그런 점에서 암의 개선에는 동서의학의 병용이 필수적이다. <정리=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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