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력의 역사 선수생활 갈림길|역도 무제한급 왕자-김태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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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아시아 역도 무제한급의 무적 김태현(24·해태)이 부상으로 선수생활의 기로에서 허덕이고있다. 김태현은 중량급 선수로는 처음 91독일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것을 비롯, 90년 북경 아시안게임 우승을 포함해 89년부터 92년까지 4년 연속 아시아 역도 선수권을 석권해온 아시아의 역사.
김은 80년대 초반 이민우(27·삼익가구 씨름단)가 전성기 때 작성한 아시아 최고기록(인상 1백73㎏, 용상 2백22·5㎏)을 모조리 경신해 현재 인상 1백86㎏, 용상 2백30㎏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괴력의 소유자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발병한 허리통증이 악화 일로, 급기야 지난 2월에는 88년11월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강화훈련을 해온 정든 태릉선수촌을 제 발로 걸어 나오기에 이르렀다.
그간 허리가 안 좋은 상태에서도 훈련을 계속해온 탓인지 골반 뼈마저 상당히 뒤틀린 상태다.
김은 지난달까지 바벨을 완전히 놓은 상태에서 허리 치료에만 전념했으나 워낙 고질병이 되다시피 해 회복이 쉽지 않다.
역도 인들은 『태현이가 휴식시간이 좀더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역도 생리상 훈련 없이 4개월 이상 쉰다는 것은 선수생활의 끝」을 의미함을 김태현은 알고 있다. 그래서 김은 무리해서라도 훈련을 다시 시작하려고 애쓰고 있다.
또 무엇보다 지난해 해태에 입사한 이후 해태 선수로서 월급을 받아온 것은 물론 훈련비까지 별도로 받고 있어 쉴 수도 없는 데다 오는 11월엔 호주에서 대망의 세계선수권 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심적 고통이 더욱 크다.
김은 최근 서울 천호동에 회사측 배려로 여관방을 하나 잡고 모교인 한체대에서 근력 보강훈련을 하고 있다.
그러나 공백기의 장기화로 몸이 예전 같지 않은데다 허리 통증의 회복이 여의치 않아 정상훈련을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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