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북두칠성|박석재<천문대 선임연구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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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요즈음 밤하늘에서 가장 찾기 쉬운 별자리는 역시 북두칠성이다. 왜냐하면 북쪽하늘높이 빛나는 「국자」모양을 한 밝은 7개의 별들을 찾아낼 수 없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설 속의 북두칠성은 사람의 탄생과 죽음을 관장한 신선이 살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자식을 못 낳는 여자가「칠성님께 비는」까닭은 바로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점성술에서는 아주 불길한 별들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국자의 그릇 부분을 시체를 담는 관으로 보고 손잡이 부분의 세 별을 관을 끌고 가는 사람들로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두칠성을 조금만 주의 깊게 관측해 보면 여러 가지 재미있는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로 국자의 손잡이와 그릇 부분이 만나는 부분에 위치한 별(어느 쪽에서부터 세어도 네 번째 별)하나만 나머지 6개의별에 비해 더 어둡다. 이는 나머지 6개의별이 모두 2등별인데 비해 그 별만 3등별이기 때문이다.
둘째로 국자의 손잡이 부분 끝에서 두 번째 별을 시력이 좋은 사람이 자세히 살펴보면 바로 옆의 작은 별을 찾아낼 수 있다. 여러분의 시력을 한번 검사하여 보기 바란다. 실제로 고대 그리스에서는 이 별을 이용하여 징병검사를 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셋째로 국자의 손잡이 반대편인 그릇 부분 끝의 두 별을 북쪽으로 연장해 나아가면 북극성과 만나게 된다. 북극성은 거의 정확치 북쪽방향에서 빛나고 있으므로 밤에 산이나 바다에서 방향의 지표로 흔히 사용되고 있다. 북두칠성은 원래 큰곰이라는 별자리의 엉덩이와 꼬리 부분에 해당된다. 사실 북극성 주위도 잘 살펴보면 작은 북두칠성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흐린 별 7개를 찾아낼 수 있다. 이것들은 작은곰자리를 이룬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큰곰은 원래 제우스가 사랑하던 여인 칼리스토 이었다. 그러나 헤라의 질투를 산 나머지 그만 곰이 되어 숲에서 활을 가진 아들과 만나게 된다. 이 장면을 목격한 데우스는 두 모자를 별자리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에 헤라는 더욱 화가 치밀어 두 별자리를 땅에 내려와 쉬지 못하도록 하루종일, 1년 내내 하늘만 돌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리스 지방이나 우리나라에서 보면 두 별자리는 결코 지평선 아래로 내려오지 않는다. 이는 물론 지구의 자전에 따라 별들이 북극성 주위를 맴돌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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