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거액 탈세 혐의/외국인빚 현지입금때 유출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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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서울 워커힐 카지노 등 3개 카지노 업소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국세청은 11일 이들 업소가 도박자금을 전환 또는 대출해주는 과정에서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잡고 이 부분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이들 업소는 실제 매출액과 신고금액 사이의 차이에 따른 탈세,외국인들에게 빌려준 노름빚을 해외에서 받아 빼돌린 혐의가 일부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관련기사 5면>
국세청은 워커힐 카지노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으로 6백15억원을 신고했으나 지난해 외국인들이 노름을 위해 바꾼 환전차액은 1억3천9백만달러(1천1백10억원)에 달해 이부분의 탈세여부를 집중 조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이에따라 카지노 업소들이 외국인들에게 노름돈을 빌려준뒤 해외에서 이를 외화로 상환받아 빼돌리거나 해외지점 또는 해외사무소와 국내 본사간의 자금거래 과정에서 외화를 유출하는 등 불법 외화도피를 일삼고 있다고 보고 해외지점의 거래장부·계좌와 외국인 단골고객 명단을 확보하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국세청은 또 3개 업소의 지분 소유자와 관계사 임직원 등 관련자 1백여명 명단을 확보,이들의 금융계좌와 부동산 소유실태 등에 대한 추적조사에 착수했으며 앞으로 장부 분석을 통해 새로이 파악되는 주요 거래자와 관계자에 대해서도 이같은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국세청은 이와함께 카지노업소의 영업내용 대부분이 전산처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이날 본청 전산 조사요원들이 소관 조사반에 긴급 투입했다.
한편 추경석 국세청장은 10일 기자들과 만나 『3개 카지노의 자금흐름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계열사 등이 관련된 것으로 확인되면 조사대상을 확대할 수도 있다』며 『관련장부를 면밀히 분석하되 실제 수입금액의 흐름을 담은 비밀장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이를 추적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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