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공여, 선진국선 정부가 관리"|「장기이식」특강 위해 내한 로이 칸 국제이식 학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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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세계적 장기 이식수술의 대가인 영국 케임브리지 대 외과교수 로이 칸 경(63·국제이식 학 회장)이 대한의학협회 주최로 7일 서울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공여장기의 분배 및 관리」주제의 특강을 위해 내한했다.
장기이식에서 가장 큰 문제인 이식장기에 대한 신체거부반응을 막는 면역억제제인 사이클로스포린을 세계최초로 임상에 도입, 80년대 장기이식 붐의 기폭제를 제공했던 칸 교수를 만나 장기 이식문제의 세계적 추세에 대해 들어봤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뇌사판정 실정은.
▲뇌사와 장기이식을 가급적 결부시키지 않고 있다. 뇌사판정은 이식과 무관한 외과의사. 내과의사, 정신과의사 각 1명으로 구성된 특별위원회가 한다. 의사의 권위가 높아 뇌사판정에 따른 시비는 없다.
-공여장기는 부족하지 않나.
▲부족하기는 세계 어디나 마찬가지다. 다만 영국을 비롯한 유럽, 캐나다, 미국 등에서는 공급받을 우선 순위 결정과 공여장기의 분배·관리를 정부가 지원하는 기관에 맡겨 공정분배를 위해 애쓰고 있다.
-장기매매 등의 문제는 없나.
▲영국은 이를 근원적으로 막기 위해 정부가 장기이식 필요 자와 장기기증자에 대해 등록을 의무화하고 있다. 특별법에 의해 매매는 엄격히 처벌되고 시술의사가 투옥될 수도 있다. 신장등 산 사람도 떼어 줄 수 있는 장기를 비 혈연간에 제공하는 것은 부부일지라도 특별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장기이식에 드는 비용문제는 어떤가.
▲영국은 의료가 사회화돼 있어 수술을 많이 하더라도 의사수입이 느는 체제가 아니다.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정만 하면 장기이식은 무료로 해주고 시술 비는 정부가 지급한다. 하지만 워낙 비용이 많이 들어 정부에서 언제까지 지출해 줄지는 알 수 없다. <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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