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답변 잘하면 물건 살때 혜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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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공무원세상(www.oland.co.kr)은 2002년 문을 연 공무원들을 위한 포털 사이트다. 공무원들끼리 서로 만나고, 물건을 싸게 사고, 미팅도 하고, 업무에 관한 궁금증도 해소할 수 있는 공무원들을 위한 '사이버 사랑방'이다.

하지만 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곳은 행정기관이 아닌 민간기업이다.

사이트를 운영하는 ㈜공무원세상의 방성은(40) 사장은 행시 37회(1993년 합격) 출신이다. 서울시청과 동작구청 등에서 6년여를 근무한 뒤 동작구청 감사실장을 끝으로 사표를 던지고 창업했다.

공직생활 6년 동안 박봉에 시달리는 주변의 공무원들을 보며, 인터넷으로 어떻게 이들의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공무원 포털이라는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방사장은 "행시 동기와 선.후배 등 공무원 40명이 주주로 참여했다"며 "공무원들 스스로 공무원들을 돕는 사이트를 만든 셈"이라고 말했다.

공무원세상은 한달 전 '행정정보 뱅크'와 '공공전문지식몰'코너를 만들었다. 행정정보 뱅크는 요긴한 행정정보들을 데이터베이스(DB)화해 총망라해 놓은 것. 공공전문지식몰은 네이버의 '지식검색'처럼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시민들이 행정정보에 관해 질문을 던지면 공무원들이 답해준다.

방사장은 "시민들이 행정기관 홈페이지 게시판에 가서 질문을 올려도 답변이 형식적이거나 한줄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공공전문지식몰은 답하는 공무원들에게 포인트를 줘서 물건을 살 때나 행사에 참여할 때 혜택을 부여한다"고 말했다.

현재 공무원세상의 회원수는 1만5천명, 하루 접속자수는 2천명이다. 회원수가 적어도 신분이 확실해서인지 사이트에서 물건을 팔러 입점하겠다는 기업과 제휴를 맺자는 기관이 줄을 잇고 있다. 현재 삼성생명.서울디지털대학교 등 30여곳과 제휴를 맺고 공무원들에게 사이트에서 구매 때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

글=최지영,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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