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중국에 ‘백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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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미국의 외식업체 맥도날드가 중국 내 815개 점포의 임금을 다음달부터 일제히 평균 30% 인상하기로 했다.

1990년 중국시장에 진출한 맥도날드가 모든 점포에 대해 임금을 인상하기는 17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해 노동자의 권익을 강화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져 주목된다.

 7일 베이징청년보(北京靑年報)에 따르면 맥도날드의 평균 임금 인상폭은 30%로 잡혔으며 개인에 따라 최대 56%까지도 인상될 예정이다.

 스러성(施樂生) 맥도날드 중국 본사 최고경영자(CEO)는 “맥도날드 직원들의 월 평균 임금은 베이징시 정부가 책정한 월 최저 임금 표준 보다 15%가 높도록 할 방침”이라며 “이미 급여 수준이 높은 직원의 5%를 뺀 나머지 95%의 급여가 인상된다”고 말했다.

임금 인상 조치는 시간제 아르바이트생들에게도 적용될 것이라고 청년보는 전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중국내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우수한 인재를 붙잡아 두기 위해 임금을 인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노동자의 처우를 대폭 개선하는 방향으로 노동관계법을 개정하고 노조의 임금 인상 목소리가 커지는 등 중국내 기업 환경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맥도날드가 백기를 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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