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불안하게 말라”/김 대통령/부처별 정책 독자발표로 혼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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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수출 늘었지만 투자 위축/경제장관회의/정책변화 우려… 내수도 부진
정부는 기업들의 투자회복을 위해선 「기업들의 장래에 대한 불안 해소」가 가장 시급하다고 보고 이를위해 각 경제부처의 독단적인 정책발표로 기업들이 혼선을 빚는 일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관련,김영삼대통령은 4일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최근 개별 부처의 독자적인 판단으로 정책 구상을 발표해 혼선을 빚은 일이 있었던 것은 매우 유감스런 일』이라고 지적하고 『경제팀은 개별 부처의 관점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관점에서 문제를 판단하라』고 지시했다.
김 대통령의 이같은 지시는 최근 일부 경제부처가서 「무노동 부분임금제」 도입·기업분할 명령제도 등 경제부처간에 합의되지 않은 정책을 발표,결과적으로 기업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킨데 따른 것이다.
한편 이경식 부총리겸 경제기획원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신경제 1백일 계획 추진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설비투자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지않고 있다고 보고하고 이는 ▲내수부진과 국내외 경쟁 격화로 수요 및 수익성 전망이 불투명하고 ▲노사관계나 임금면에서 아직도 어려움이 많은데다 ▲향후 정부의 정책변화에 대한 우려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경제기획원에 따르면 설비투자는 민간제조업 국내 기계수주가 2월부터,기계류 수입도 4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4월중 전년 동기대비 각각 7.7%,5.2% 늘어나는 등 일부 지표를 중심으로 개선되는 기미를 나타내고 있으나 향후 회복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다소 불확실한 상황이다.
또 새 정부의 개혁의지와 고통분담 분위기 속에서 노사분규 발생 건수가 5월말현재 34건으로 전년동기(93년)에 비해 63.4% 줄어드는 등 노사관계의 안정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으나 일부 중소기업 등에서 17∼20%의 높은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투자심리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한편 김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신경제 1백일 계획 추진으로 침체됐던 경제가 최근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다행한 일이나 아직 일반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정도의 회복국면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모처럼 조성된 고통분담 분위기가 조금이라도 이완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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