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오발탄…』 『마부』 비디오로 나온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60년대 한국영화 전성기를 장식한 「잊혀진 고전」들이 되살아난다.
「좋은 비디오보기」운동을 추진하는 비디오 숍 경영자의 모임인 「으뜸과 버금」에서는 한국영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표작들의 비디오화를 추진, 6월중에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 이만희 감독의 『돌아오지 않는 해병』, 강대진 감독의 『마부』 등 3작품을 내놓기로 했다.
이 작품들은 60년대 초반 한국영화의 수준을 질적인 측면에서 크게 끌어올린 역작으로 평가돼 왔으나 그간 비디오로 발매되지 않아 대중들에게 별로 알려질 기회를 갖지 못했었다.
사실 한국영하는 극장에서 뿐아니라 비디오시장에서 마저 천대받아온 것이 그간의 현실이다. 할리우드영화와 홍콩영화의 위세에 눌려 시장점유율이 겨우 20%선에 그치고 있으며 그나마 최신작을 빼놓고는 거의 시장에 나오지 않아 70년대 이전의 한국영화는 비디오숍에서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형편이다. 「으뜸과 버금」에서 한국영화 복각비디오를 발매하기로 한 것도 영리성을 앞세우는 기존의 비디오 프러덕션에서는 한국영화의 고전들을 내놓을 가능성이 당분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 한국영화 복각비디오가 띠고있는 중요한 의미는 이것이 업체의 주도가 아닌, 비영리적인 목적에서 출발한 일종의 문화운동적인 성격을 보여준다는데 있다. 「으뜸과 버금」의 총무를 맡고있는 전상의씨(서울 혜화동 소재 「바다비디오」경영)는 『지난해 12월 모임을 발족시킨 후 단순히 업자간의 협조 뿐 아니라 좋은 비디오를 보고자 하는 대중들에게 뭔가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한국영화 복각에 나서게 됐다』고 말하고있다.
원래는 첫 작품을 4월중 선보일 생각이었으나 작품의 판권소유자가 불명확해 이를 수소문하느라 6월로 늦춰지게됐다는 것이 전씨의 설명이다.
이 비디오를 발매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작품 당 5백만원선에 이르는데 이는 「으뜸과 버금」회원들의 갹출로 충당할 예정이다. 편당 5백개 정도를 만들어 전국 40여개 회원업소들에 우선적으로 배포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번에 나오는 작품 중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은 이범선씨의 소설을 토대로 만든 1961년도 작품. 6·25직후의 빈곤에 찌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지식인의 방황을 뛰어나게 영상화한 수작으로 한국영화의 「비판적 리얼리즘」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으로 손꼽힌다. <철>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