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여름보너스 6년만에 감소/노무행정연구소 307개사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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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경기침체탓 전년비 1.6%/조선·식품 업종만 소폭 늘어
일본 봉급생활자들은 올해 무덥고 긴 여름을 보내게 될 형편이다. 경기침체로 올 여름 보너스가 지난해보다 절대액이 줄어드는 등 역대 가장 낮은 신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민총생산(GNP)의 6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도 저조할 것으로 보여 경기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민간조사기관 노무행정연구소가 동경증권거래소 1부 상장기업 가운데 이미 여름보너스 지급액을 결정한 전기·자동차 등 기업 3백7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는 사원 1인당 보너스 지급액은 67만6천7백18엔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6%(1만9백51엔) 감소한 것으로 밝혔다. 이는 엔고불황기인 87년 전년동기보다 0.01% 감소한 이래 6년만에 절대액 면에서 전년동기보다 줄어든 것이며 이 연구소가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신장률이다.
또 아사히(조일)은행,산와(삼화)종합연구소가 노동성통계 등을 기초로 해 예측한 올 여름 보너스도 전년보다 각각 1.5%,0.15%씩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이치칸교(제일권업)은행 종합연구소는 올여름 보너스가 전년동기보다 겨우 0.1%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처럼 보너스 지급률이 낮은 것은 경기침체로 매상이 떨어지고 기업수익이 악화되고 있는 탓이다. 뿐만 아니라 화이트칼러를 중심으로 인원이 남아돌고 있다는 인식하에 자진퇴직 권유 등 고용조정에 의한 인원감축도 진행되고 있어 관리직 봉급생활자들에겐 더욱 무더운 여름이 될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잔업마저 억제,봉급생활자들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노무행정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올봄 임금타결액도 작년보다 겨우 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이하로 신장률이 떨어진 것은 엔고불황이후 처음이다.
산업별로 보너스 지급예정상황을 보면 설비투자가 부진한 기계업종이 전년동기보다 8.2%나 줄어 하락률이 가장 높았다. 전기·철강·자동차 등도 모두 전년보다 보너스지급액이 감소했다. 반면 유조선의 노후대체기를 맞아 수주가 늘고 있는 조선과 불황에 강한 식품업계는 소폭이나마 전년보다 보너스지급액이 늘었다.
한편 아사히은행조사에 따르면 가계수입에서 여름보너스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7%며 이 가운데 10% 전후가 소비지출로 쓰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보너스 지급액 감소는 소비지출 감소로 이어져 일본의 경기회복을 둔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동경=이석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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