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정치풍자영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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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로버트 앨트먼의 할리우드 풍자극『플레이어』에서 주인공인 냉소적 영화 제작자로 나와 국내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팀 로빈스의 감독데뷔작인 『밥 로버츠』(무빅스)는 뛰어난 정치 풍자극이다.
로빈스가 7년 전부터 기획했다는 이 영화는 매스 미디어를 통한, 이른바 미국의 대중정치가 얼마나 현실의 모순을 은폐하는가를 다양한 영화적 형식을 통해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자수성가한 백만장자이자 포크송 가수인 밥 로버츠는 펜실베이니아주 상원의원에 츨마, 선거유세를 시작하면서 센세이션을 일으킨다. 신보수파 이익을 대변하는 로버츠는 미디어조작의 명수이기도 하다.
포크 송·뮤직 비디오 등 미국의 대중문화가 얼마나 비생산적 에너지 창출에 기여하는가를 보여주는 점에선 앨트먼의『내슈빌』을 연상케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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