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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 첫 문민대통령 카를로스 와스모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파라과이 독립 후 첫 문민정부 수립을 위해 지난 9일 실시된 대통령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집권 콜로라도당의 후안 카를로스 와스모시 대통령 당선자(54)는 민간 경제인 출신의 정치 신인.
그는 엔지니어·목축업자이자 건설업자며 파라과이 경제의 원동력인 솜·면화의 최대 수출업자다. 운영중인 기업도 많고 소유한 땅도 엄청난 대지주로 알려져 파라과이에서는 거부로 통한다.
와스모시 당선자는 일단 외견상 향후 5년간 파라과이를 이끌 첫 문민정부 대통령이 됐다.
그러나 그는 89년2월 쿠데타로 집권한 안드레스 로드리게스 현대통령과 막강한 위세를 떨치고 있는 군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업고 당선됐다. 때문에 이들의 영향력에 좌지우지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와스모시 당선자는 35년간 집권했던 알프레도 스트로에스네르 군사독재정부시절 정부와의 각종 건설계약으로 부를 축적한 기득권 세력이다. 그는 이때 미주에서 가장 큰 수력발전소인 이타이푸 수력발전소 건설권을 따내는 등 친정부 경제인으로서 많은 이득을 챙겨왔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그는 ▲인플레억제 ▲경제개혁을 통한 자유시장 경제지향 ▲부실정부기업 매각 및 사영화 ▲외국투자자에 경제문호개방 ▲건강 및 교육행정 개선 등에 주력할 것을 천명했다.
「시장경제 신봉자」「경제적 보수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나『나는 급진 사회주의자도, 잔혹한 자본주의자도 아닌 중도주의자』라고 밝히고 있다. 『경제인으로서의 나에 대한 평판이 국제사회에서 파라과이에 자신감을 주게 될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한다.
그러나 『와스모시는 군부의 선택』이라는 비아냥 속에서 그가 파라과이의 뿌리깊은 경제난·부패·마약밀수를 척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선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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