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예방 3년 더 살수 있다|서울대 김정근 교수 팀 5대 사망-평균수명 관계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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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운동이나 식이요법·정기검진·고혈압 관리 등으로 순환기계 질환의 발병을 막는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수명을 3년 이상 연장할 수 있다. 암을 막을 수 있다면 평균 2∼3년씩 더 살수 있으며 교통사고를 완전히 없앤다면 7개월에서 1년2개월 정도 수명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이는 서울대보건대학원 김정근 교수 팀(인류생태학)이「우리나라 사망원인 통계」의 5대 사인을 바탕으로 해당 원인질환이 없을 경우 평균수명이 얼마나 증가하는가를 통계학적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표 참조>
김 교수는『각 사망원인 질환으로 까먹는 수명은 그 원인이 없을 경우 늘어나는 수명과 같으므로 이를 바탕으로 환산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 최근남자들에게 크게 문제되는 질환의 하나인 B형간염 등 만성간질환을 완전히 막을 수 있다면 1991년을 기준으로 남자의 평균수명을 11개월 정도 더 늘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진국성 질환으로 아직 문제가 적지 않은 결핵을 퇴치했을 경우 4개월 정도 더 연장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교통사고에 산업재해·연단가스 중독 등을 포함한「사고 및 중독사」가 우리나라 사람의 수명을 2년 8개월(남자)에서 1년 4개월(여자)정도 줄이고 있는 젓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 교수는『우리나라 사람들은 예방을 위한 활동이나 조기진단으로 발병을 막을 수 있는 질병, 주의를 기울이면 예방할 수 있는 사고로 인해 평균수명을 상당치 단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셈』이라고 평가하고, 따라서『이를 계기로 해당원인들에 대한 예방활동이 사회적으로 강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순환기계 질환의 경우 일반인들이 적극적인 생활개선으로 예방활동을 한다면 수명을 상당히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발하고 사회적으로도 지역체육시설 확충, 운동의 생활화, 성인병 예방식단 보급 등 성인병 예방 프로그램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일반인들이 평소 가볍게 여기기 쉬운 고혈압에 대한 경계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고혈압은 당장 이상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평생 약을 먹고 관리하지 않으면 평균수명 손실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난 뇌혈관질환·심장병 등 순환기계 질병을 일으킨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사망원인에 따른 경제적·사회적 손실을 계산해 보건의료 투자 우선 순의 결정 등에 참조하고 이에 맞춰 일반인들에 대한 건강관리 프로그램 작성을 개발·보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암·뇌혈관 질환 등 평균수명감소효과가 큰 질환에 대한 예방프로그램·치료기술 등 개발에 국가가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선진국의 경우 사망원인 통계를 철저히 분석. 국가 보건의료 서비스의 전체 방향을 결정하고 필요한 예방투자를 실시해 평균수명 연장과 삶의 질 향상을 함께 꾀하고 있다』고 전했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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