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크라운 맥주시장 확보 신경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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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크라운 신제품 받은곳 공급 중단”/제소당한 OB “터무니없는 시비”
그동안 비교적 「사이좋은 맥주업계과점」을 누려왔던 OB·크라운이 이달들어 크라운의 신제품 「하이트」 맥주 시판을 계기로 처음으로 제소사태에까지 이르는 혼전을 벌이고 있다.
크라운은 최근 『OB가 최근 하이트맥주를 받은 인천지역 7개 대리점에 대해 보복조치로 OB맥주의 공급을 일방적으로 끊었다』면서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거래행위로 제소.
크라운측은 OB측이 이들 대리점에 「하이트」맥주를 반품해야만 OB맥주를 주겠다고 했다며 이는 OB가 전국최고 점유율(90%)을 보여 「아성」 인천지역에서 「하이트」맥주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데 불안을 느낀 나머지 던진 「무리수」라고 주장.
OB는 이에 대해 『때마침 인천지역 대리점을 대상으로 자체감사를 실시한 관계로 「딱 하루」 문제의 대리점에 공급을 중단한 적이 있으나 다음날부터 정상적인 공급을 재개했다』고 말하고 『그런 터무니없는 시비에 응수하는 자체가 저쪽의 홍보전략에 말려드는 꼴』이라며 초연한 반응이다.
OB는 또 『OB와 크라운의 시장점유율이 80년초반 6대 4에서 최근 7대 3으로 바뀌어 이른바 「황금분할」이 깨졌기 때문에 크라운이 「물귀신 작전」으로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업계관계자들은 엄청난 유통조직을 갖춘 진로가 내년부터 맥주시장에 진출할 경우 양사가 종전처럼 똘똘뭉쳐 밀어내는 식으로 방어가 불가능하리라고 보고 미리 점유율을 조금이라도 높여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싸움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이재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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