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재 순도·건조상태 양호-국내 소비자들이 평가한 북한상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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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제 북한산 감자와 명태가 우리의 식탁에 버젓이 오르고 북한에서 만든 면바지가 시중백화점에서 판매될 정도로 남북교역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88년10월 남북교역의 물꼬를 튼 후 국내 6백여개 기업이 교역에 참가, 작년 말까지 모두6백여개 품목을 북한에서 들여오고, 1백개 품목을 반출했다. 그러면 북한에서 들여오는 물품들의 품질은 어느 정도고 소비자들의 반응은 과연 어떨까.
이와 관련, 통일원은 최근 북한에서 반입되는 물자중 감자·무연탄·아연괴 등 10가지 주요품목에 대한 한국의약품시험연구소·식품검역소·대한석탄기술공사연구소등 관계전문기관의 품질분석자료와 소비자들의 반응을 한데 묶어 『북한물품 품질평가 및 소비자반응』이란 제목의 책자를 발간했다.
주요 내용을 간추려본다.
▲감자=일반적으로 감자눈의 위치가 깊어 껍질 제거 때 손실이 많으며 남한산보다 담박한 맛이 뒤졌다.
91∼92년도에 생산된 북한산 감자를 전분으로 가공한 결과 실제 전분생산량의 수율은 6·4%로 강원산의 11·9%에 비해 크게 낮은 편이었다. 이는 반입당시 감자의 보존상태가 나쁘기 때문으로 북한산 감자를 들여올 때는 저장상태·수확시기·운반조건 등에 매우 유의해야 한다.
대다수가 동절기 냉해피해 등으로 품위가 나빠 소비자의 반응이 좋지 않았지만 가격이 저렴(국내산 감자의 약30%수준)해 음식점등에서는 많이 소비되었다.
▲생사=타래당 중량이 1백g으로 국제규격인 2백g에 미달돼 작업효율이 떨어졌다.
생사는 농산물인 천연섬유로 현물의 상대가 반입소요기간에 따라 조금씩 변화가 있을 수 있으나 북한의 제사공장별 검사기준에 대한 신뢰도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청천강합영회사의 검사기준은 비교적 정확하나 여타 회사의 경우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
▲냉동명태=어획후 선상에서 동결하지 않고 육상에 운송해 오랫동안 방치한 후 동결함으로써 어체가 상하고 선도가 떨어졌다.
광택이 없고 색이 변해있는 것도 많았다.
전반적인 품질불량으로 수요가 적어 판매가 수월치 않으나 건조하여 북어채 등으로 판매는 가능하다.
수입산이 t당 5백∼7백달러선에 판매되는 것에 반해 북한산은 2백∼3백달러에 판매되는 등 가격이 저렴하나 소비자들은 사용을 기피하고 있다.
▲어패류(조개류)=염장조개는 국내의 젓갈보다 염처리가 많이 되어 장기간 보관에 유리하고 빛깔이나 맛도 국내산과 별 차이가 없다.
냉동소라 역시 국내산과 별 차이가 없으나 크기가 들쭉날쭉하며 소라와 비슷한 이물질이 약간 포함돼 있어 품질관리의 미흡함을 드러냈다.
패류의 크기가 대체로 작고 크기별 선별작업도 제대로 돼있지 않아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는게 소비자들의 반응이었다.
▲한약재(백출과 창출)=지난해11월 인천항으로 직반입된 백출과 창출에 대해 한국의약품시험연구소에서 검사한 결과 순도·정유함량·건조감량 등이 적합했으며 품질도 양호한 것으로 판정됐다.
또 강원도 영월에서 채집한 백출·창출과 함량 등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연탄=외국산 무연탄보다 국내탄과의 혼합성이 좋아 연탄제조용으로 적합하나 외국산에 비해 열량이 낮은 편(외국산이 ㎏당 약6천3백Kcal인데 반해 배한산은 5천9백Kcal)이고, 비중도 높아 실수요자(연탄제조업자)의 호응도가 다소 미흡한 약점도 지니고 있다.
도입가격도 다른 지역보다 낮은 편.
▲시멘트=압축강도는 KS규격의 최저수준에 해당되며 품질의 안정성이 부족하고 응결시간이 짧아 작업의 능률이 떨어졌다.
금강표는 품질이 양호하나 사슴표는 다소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색상과 포장상태개선이 요망됐다.
중국산과 비교할 때 품질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으나 강도는 양호했으며 가격도 저렴했다.
▲아연괴=전반적으로 품질(순도 99·6%가 주종)은 순도 99·9%의 국내간 및 서구산에 비해 떨어지나 중국산과 비교하면 양호했다.
도금업종에서 사용하는데는 큰 지장이 없으며 가격면에서도 상당한 이점이 있다. <박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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