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동차 수출 중고차도 씽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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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일본이 중고차 수출 강국으로 부상하며 세계 중고차 시장까지 장악했다.

8일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AWSJ)에 따르면 2003년 1~9월 일본의 중고차 수출금액은 2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30%나 늘어난 것이다. 일본 중고차수출협회는 지난해 일본의 중고차 수출량이 사상 최고치인 연 1백만대에 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BMW가 전세계에서 판매한 차량 대수와 맞먹는다.

일본이 중고차 수출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것은 유럽연합(EU)과 미국의 자체 중고차 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 주력하고 있어 해외에 수출할 물량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중고차 시장인 미국에서는 지난해 4천3백만대의 중고차가 팔렸다.

반면 일본에서는 시장과 소비자가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바람에 쓸만한 중고차들이 넘쳐나는 데다 엄격한 차량 검사제도와 남이 쓰던 물건을 사용하기를 꺼리는 문화 때문에 중고차 인기가 시들한 편이다. 이런 이유로 일본 중고차는 아프리카.중동.아시아와 카리브해 연안국가로 대거 수출되고 있다.

일본이 개도국들에 중고차를 수출하면서 일본 차가 비싸지 않고 믿을 만하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퍼뜨리는 부수효과도 얻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 시장이 포화상태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미국 자동차 회사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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