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해외서 먼저 IPTV 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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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남중수 KT 사장(右)이 2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자회사 NTC의 '이동통신 가입자 100만 명 달성 기념식'에서 100만 번째 가입 고객에게 100만 루블 상금 인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KT가 해외에서 먼저 인터넷TV(IPTV) 사업을 한다. 남중수 KT 사장은 29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8월부터 연해주 지역의 통신 자회사인 NTC에서 IPTV 시범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국내 업체가 해외 IPTV 사업에 나서는 것은 KT가 처음이다. 남 사장은 NTC의 '이동통신 가입자 100만 명 달성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 중이다.

남 사장은 "국내에서 IPTV 사업을 시작한 뒤 해외에 진출하려 했으나 국내 여건이 좋지 않아 해외에서 먼저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KT는 IPTV 국내 서비스를 준비해 왔으나 국내 IPTV 도입 법제화 작업이 늦어져 사업 진출을 미뤄 왔다. NTC의 연해주 지역 IPTV는 30~40개 현지 채널을 운영한다. 실시간 방송과 함께 영화.스포츠.드라마 등의 콘텐트를 주문형비디오(VOD)로 제공한다. 내년 중 상용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남 사장은 이날 국내 IPTV 서비스 도입이 늦어지는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케이블TV 사업자엔 통신 사업 진출을 허용했으면서도 KT의 IPTV 사업 진출을 미루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케이블TV 사업자들의 초고속인터넷 사업 진출로 KT의 초고속인터넷 시장 점유율이 2년여 만에 51%에서 46%로 떨어진 점을 실례로 들기도 했다. 또 "연해주같이 인터넷 환경이 안 좋은 곳에서도 IPTV 사업을 할 수 있는데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IPTV 사업을 못하는 한국의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했다.

남 사장은 "KT는 IPTV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해외 진출사업을 연내에 구체화할 것"이라며 "이머징마켓(신흥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NTC의 이동통신 가입자 100만 명 달성 기념행사가 27일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야외 연회장에서 남 사장과 현지 고객 대표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 100만 번째 가입자는 100만 루블(약 36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블라디보스토크=차진용 기자

◆NTC=1997년 말 KT가 인수할 당시만 해도 만성 적자에 허덕이던 러시아 이동통신업체. 그러나 지난해 9501만 달러의 매출에 3491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내는 알짜 회사로 거듭났다. NTC는 러시아 1위 이동통신업체 MTS가 연해주에 진출하면서 한때 고전했으나 연해주 지역의 가입자 100만 시대를 가장 먼저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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