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 영국 총리 부시 만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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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29일(현지시간) 취임 후 한 달 만에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두 정상은 29일과 30일 이틀 동안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이라크.아프가니스탄.중동.다르푸르.코소보 문제와 세계무역.기후변화 등 전반적인 국제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임자인 토니 블레어와 부시 대통령과의 관계와는 달리 브라운-부시의 관계는 좀 더 소원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열리는 정상회담이어서 양국 관계가 어떤 식으로 재정립될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브라운 총리는 정상회담에 앞서 28일 영국과 미국의 긴밀한 관계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며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 없이는 세계의 중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발언과는 달리 브라운 총리가 이번 회담에서 이라크 주둔 영국군을 조기 철수시키겠다는 입장을 표명할 것에 대해 미국 행정부는 우려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신문은 브라운 총리의 외교정책 보좌관이 총리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이라크 주둔 영국군의 철수가 미칠 영향에 대해 미국 전문가 그룹에 의견을 물었다고 전했다.

일부 분석가는 "브라운 총리가 블레어보다는 마거릿 대처나 윈스턴 처칠 전 총리와 비슷한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대처와 처칠은 미국과 밀접한 관계는 유지하되 영국의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자기 주장을 펼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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