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평화안」서명/의회는 수용거부/민병대­회교도 또 전투재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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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아테네·워싱턴·사라예보 AP·AFP·로이터=연합】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내 세르비아계 지도자 라도반카라지치가 2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국제평화협상에서 유엔과 유럽공동체(EC)가 공동으로 마련한 국제평화안(밴스­오웬안)에 서명함으로써 국제평화협상이 시작된지 8개월만에 내전을 종식시킬 계기가 마련됐다. 보스니아내 회교도와 크로아티아계는 이미 평화안에 서명한 바있다.
그러나 강경파인 세르비아의회는 평화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혀 평화안 성공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를 뒷받침하듯 세르비아계 민병대는 3일 카라지치가 밴스­오웬안에 서명한지 수시간만에 사라예보 중심가에 대한 포격을 재개했으며 보스니아 동부와 북동부지역에서 세르비아계와 회교들간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이와관련,지난 1일 세르비아계에 대한 폭격과 회교도에 대한 무기금수해제 등 군사개입 방안을 확정한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2일 평화안이 지켜지지 않을 것에 대비,유럽을 순방중인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에게 서방동맹국들과 군사개입을 계속 추진토록 지시했다.
강경파인 보스니아내 세르비아의회 몸칠로 크라이스니크의장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밴스­오웬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세르비아 의회는 지난달 26일 평화안을 거부한 바 있다.
카라지치는 오는 5일 보스니아내 세르비아계 의회에 평화안의 비준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비준이 실패할 경우,평화안은 자동적으로 무효가 된다고 말했다. 카라지치가 세르비아계 의회가 이미 거부한 평화안에 서명한 것은 미국의 군사개입확정과 유엔의 신유고연방경제제재 강화 등 최근 크게 강화되고 있는 국제사회의 압력을 피하려는 술수일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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