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랑가 작가 준전속제 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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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일정기간동안 특정 작가의 작품을 특정 화랑에서만 취급하는 일종의 전속제가 청담미술제를 계기로 국내에도 도입됐다. 청담미술제 운영위원회(위원장 권상능)는 24일회의를 열고 오는 5월26∼6월5일 열리는 제3회 청담미술제에서 준전속제를 도입키로한 원칙을 확인하고 1차로 화랑과 작가간에 구두, 또는 서면으로 합의한 화랑과소속작가 명단을 발표했다.
준전속작가를 선언한 이들은 한범구(47·서양화) 백수남(50·서양화·이상 조선화랑) 정탁영(40·서양화·이목화랑) 이광택(32·서양화·샘터화랑) 박정간(49·서양화·유나화랑)씨등 5명. 백씨는 서울대미대출신으로 그간 서울·파리·스위스등지에서 10회의 개인전을 가진바 있는 중견작가. 르 살롱전, 모나코 국제현대미술대상전등에서 여러차례 수상한바 있다. 현재 세종대 교수.
박씨는 홍익대학원 출신으로 프랑스 그당드 쇼미에르와 뉴욕에서 수학했으며 파리·뉴욕에서 개인전을 가진 적이 있는 중견급 작가다. 한씨는 서울대미대 출신으로 앙가주망과 형성회를 통해 활동해왔는데 80년대 중반이후 뜸하다가 90년대 들어서 다시 활기를 보이고 있는 작가다. 홍익대학원 출신으로 『91현대미술단면전』 『한국미술-2천년대의 도전전』등에출품하며 활발한 활동을 벌여온 정씨는 로스앤젤레스전을 비롯해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6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이씨는 서울대미대출신으로 졸업이후 계속 춘성군동면장학리에 머물면서도 89년 금호미술관이 주최한 오늘의 지역작가전에 초대되는등 중앙화단의 관심을 끌어온 젊은 작가.
이들은 이번 청담제부터 다음 청담제직전까지 약1년간 각기 계약화랑에게만 자신의 작품을 취급하게 하며 동시에 계약화랑들은 국내외에서 열리는 각종 미술제에 참가해 이들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일을 도맡게 된다.
이에 따라 작품값도 지금까지와는 달리 작가가 주도권을 쥐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화랑과의 합의하에 정해지며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미술시장에서 통용돼오던 호당가격제도 잠정적으로 철폐돼 작품의 우열에 따라 작품값이 책정되는변화를 격게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기간동안 계약하지 않은 다른 화랑에서 이들의 작품을 취급할 경우 반드시 계약화랑과의 협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권상능운영위원장(조선화랑대표)은 『준전속제는 미술시장의 어지러운 유통질서를 바로잡자는 것이 주안점으로 작가-화랑, 화랑-고객간의 관계를 제대로 정립시키려는 뜻이 담겨있다』고 설명하고 『작가의 생활비까지를 보장해주는 전속제가 바람직하지만 현재미술시장의 불황과 전반적인 경기침체등 외부여건이 좋지못해 위험부담을 줄인다는 측면에서 생활비보장은 않는 대신1년여의 단기계약으로 준전속제를 시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제2회 청담미술제에 참가하는 화랑및 작가는 다음과 같다(갤러리 서미는 출품작가 미확정).
서양화부문=지석철·김수정·최병기·이열·윤종구·임순철·정규석·박항률·신장식·김경렬·박수룡·박일룡(이상 가산화랑)·김강용·박노련(이상 무진화랑)·김봉준(미호화랑)·남기호(박여숙화랑)·김창영·한정욱(이상 박영덕화랑)·장승택(갤러리 서화)·이광택(샘터화랑)·박정간(유나화랑)·정택영(이목화랑)·한범구·백수남·육근병(이상 조선화랑)·이기봉·장문걸(이상 갤러리 포커스)·권여현·윤형재(이상 한국화랑)
한국화부문=석철주(서림화랑)·안호균·류영주·이의후·김성은·곽정명·오명희(이상 63갤러리)
조각부문=조병석(한국화랑) <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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