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피부 오히려 아름다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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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머타임」이 연주되는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서 반지를 넣은 위스키 잔을 주고받는 순간 그들은 결혼을 약속했다.
지난달 비밀약혼을 한 것으로 알려져 세인의 관심을 끈 독일의 테니스스타 보리스베커(25)와 연상의 흑인혼혈 TV탤런트(CF모델) 바버라 펠투스(26)의 낭만적인 약혼과정이 알려졌다. 최근 독일 슈테른지와의 인터뷰에서 베커는 코트에서의 강인한 인상과 달리 매우 섬세하고도 낭만적인 자신의 프로포즈 순간을 공개했다.
3월5일 뭔헨.
그들은 립튼테니스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다음날 미플로리다의 키비스케인으로 떠날 예정이었다.
폘투스는 피곤해서 쉬고 싶었지만 베커는 한사코 펠투스를 한 레스토랑으로 데리고 갔다.
그곳은 바로 그들이 2년전인 91년 가을에 처음 만났던 「보겐하우저 호프」였다.
펠투스는 별다른 생각없이 따라갔지만 베커는 치밀한 계획으로 저녁식사를 준비했다.
베커는 펠투스에게 『5분간만 화장실에 다녀오라고 말했고 그순간 펠투스는 「장미라도 한송이 사주려나 보다」생각했다.
팰투스가 자리를 뜨자 베커는 피아노연주자에게 가서 『「10분간만 서머타임」을 연주해달라』고 부탁했다.
펠투스가 돌아왔을 때 장미는 없었고 그대신 「서머타임」 연주만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펠투스는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
그러자 베커가 위스키를 주문했고 갑자기 그녀의 잔에 반지를 떨어뜨렸다. 『전에 영화에서 그러한 장면을 보고 매우 낭만적이라고 생각했었다』는 팰투스는 그제서야 베커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렸다.
펠투스는 매우 당황했고 한참동안이나 반지를 쳐다보기만 했다.
베커는 『반지를 받아주겠느냐』고 물었고 처음 만난지 19개월만에 그들의 약혼은 이뤄졌다.
베커는 『아버지에게 약혼사실을 전하자 아버지는 너무 기뻐 전화에 대고 노래를 부르셨다』며 『우리 가족과 그녀의 가족 모두가 기뻐하며 축하해줬다』고 말했다.
베커와 펠투스는 보겐하우저 호프에서 처음 만난후 3개월 동안은 비밀리에 만나다가 91년12월 호주에서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베커가 호주로 떠나기 앞서 펠투스에게 『당신이 동행한다면 당신의 삶은 1백80도로 바뀌게 될것』 이라고 말하면서 동행할 것을 요청했던 것이다.
그들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평범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라고 말한다.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들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우리의 관계는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한다.
베커는 펠투스의 피부색에 대해 『매일 아침 하얀 침대시트를 감싸고 있는 검은 피부의 그녀를 보는건 신나는 일』이라며 『나는 오히려 검은 피부가 마음에 든다』고 흡족해 한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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