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초특급"군살빼기" 공영방송「새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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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한국방송공사(KBS)가 5월 프로개편에 앞서 혁신적인 조직개편을 단행, 공영방송의 제모습찾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BS는 22일 기존의 방송총본부장, 2명의 특임본부장을 없애고 부산방송본부를 부산총국으로 축소하는 한편 46개 실·국을 37개로 축소 통폐합하는 대대적인 조직개편 내용을 발표했다. 80년 방송통폐합 이래로 방만한 운영과 관료적인 타성에 젖어 프로그램 제작마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내외의 비판을 받아온 KBS는 국민 생활과 문화를 선도하는 방송으로 정착하기 위해 모든 인력을 프로그램제작 중심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번 KBS의 조직개편은 국민정서와 생활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방송이 문민정부의 출범과 신매체시대를 맞아 본질적인 변혁을 요구받고 있는 가운데 국가 기간방송으로서의 KBS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기본 취지를 두고있다.
KBS는 이번개편에서 TV와 라디오의 편성을 총괄하는 편성운영본부를 신설, 산하에 편성실과 아나운서실·홍보실·중계기술국·뉴미디어국 등을 포함시켜 방송제작에 총력이 모아질 수 있도록 했다.
KBS는 특히 1, 2TV의 채널 차별화를 꾀한다는 의미에서 TV본부 산하의 교양·기획·드라마·예능제작국을 폐지하고, 교양·문화예술·특집프로그램을 담당하는 TV1국과 대중문화·생활정보·스포츠위주의 TV2국으로 통폐합키로 했다. 이에 따라 5월 1일부터 실시되는 프로그램개편에선 양TV채널 모두 시사·교양프로가 전체의 80%이상으로 대폭 확대되도록 할 방침이다. 이번 프로그램 개편에서『신한국 스페셜』등 15개 신설프로는 모두 교양프로들이며 특히1TV에서 대하드라마 『먼동』등 3개 드라마와 신설되는『퀴즈 코리아』를 제외하면 오락프로그램은 전혀 찾아보기 어렵게 된다.
2TV의 경우 국가 기간채널인 1TV와의 차별성을 유지하면서도 타방송 및 매체와의 경쟁채널로 육성시킨다는 방침인데 지금까지 「안방공해」로까지 비난 받아온 TV 프로그램의 부정적 면모를 일신, 오락프로에도 크게 교양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이같은 조직개편은▲유사한 기능을 통폐합하고▲관료적 계선조직을 개방화하며▲책임제작자(CP)에게 권한과 책임의 전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기본방향을 잡고 있다.
KBS는 이와 함께 MBC·SBS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유휴인력 및 중복업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제작위원·편집위원·방송위원 등을 소수화하고 그 나머지 인원을 현업에 투입하는 한편 국제협력실·중계기술국·송출기술국·경리국 등을 폐지하거나 부단위로 축소키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국장급이하 모든 부서장들 중 현업을 떠났던 1백여명의 인력이 프로그램제작에 직접 투입된다.
KBS는 궁극적으로 공영방송 본연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 1TV에서부터 상업광고를 점진적으로 배제하고 TV수신료 징수의 명분을 확립하는 방향으로 체질전환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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