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 낮은 플랫슈즈, 건강점수도 낮춘다?

우아한 발레리나를 생각하며 올 여름 유행하는 플랫슈즈를 구입한 한소은씨(26 ·가명). 너무 편한 나머지 비가오나 벼락이 치나 햇살이 뜨거우나 신었건만 이제 그녀에게 남은 건, 발의 통증과 더불어 냄새 나고 가려운 무좀.

한소은씨는 “미관상 양말을 안 신고 맨발로 플랫슈즈를 신었더니 언젠가부터 발에서 민망한 냄새가 나고 점점 발이 간지러워 참을 수가 없지만, 다른 신발에 비해 편하고 예뻐서 벗을 수가 없다”고 털어놓는다.

우아한 발레리나의 가벼운 토슈즈에서 시작된 플랫슈즈! 올 여름을 강타한 플랫슈즈로 인해 발에 거기에 몸까지 문제가 생겼다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과연 플랫슈즈의 정체는 무엇이길래 이토록 여성들의 발을, 또 건강을 눈물 나게 하는 것일까?

◇플랫슈즈, 굽 낮은 것이 문제

플랫슈즈가 굽이 낮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쿠션이 전혀 없는 신발은 걸을 때 발바닥에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한양대병원 재활의학과 박시복 교수는 “굽이 낮은 신발은 충격흡수효과가 없어 체중이 발 뒤꿈치나 허리로 그대로 전달돼 무리를 줄 수 있다”며 “장기간 신었을 경우 발바닥 근막에 염증이 생기는 ‘족저근막염’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물론 굽이 높은 하이힐 보다는 발 건강에 그리 영향을 미친다고는 할 수 없지만, 관절염이 있거나 발바닥 감각이 둔한 사람은 굽 낮은 신발을 필히 멀리해야 한다. 이는 발바닥 충격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임신부는 플랫슈즈가 편하다는 이유로 많이 신는데 이도 좋지 않다.

발에 이상이 오기 쉬운 임신과 폐경기 임산부는 체중이 10kg이상 늘어나고, 임신 후반기가 되면 발과 발목이 붓게 되면서 발에도 염증이 생기기 쉬운데, 이때 굽이 낮은 신발을 신으면 발뿐 아니라 태아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전문의들은 “임신부들은 반드시 굽이 넓적하고 쿠션이 있는 신을 신어 충격을 흡수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되도록 편하고 부드러운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플랫슈즈, 무좀도 부추겨

플랫슈즈는 굽도 낮을 뿐 더러 앞뒤가 막혀있어 세균이 번식하기 쉽기 때문에 무좀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한국발건강진흥협회 이석원 사무처장은 “발바닥은 땀이 나기 쉽고 발가락 사이나 발톱 주변 등에 때가 생기기 쉬운 부분도 많아 잡균이 번식하기 좋은 장소”라며 “특히 플랫슈즈는 세균이 번식하기에 아주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

요즘같이 덥고 비가 많은 여름에는 무좀균이 기승을 부리기 마련인데 이때 통풍이 전혀 안 되는 플랫슈즈를 신으면 무좀과 한번도 대면을 안 해 본 사람도 어쩔 수 없이 만나게 된다.

이렇듯 지긋지긋한 무좀을 막기 위해선 아무리 플랫슈즈가 편하고 예쁘다고 해도 다른 신발과 번갈아 신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석원 사무처장은 “통풍이 안 되는 플랫슈즈를 신었을 경우에는 집에 돌아와 곧바로 발을 씻어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씻을 때는 비누를 이용해 발가락 사이사이와 종아리를 마사지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신발을 살 경우에는 굽이 2~4cm정도 되는 것을 선택하고 어쩔 수 없이 편안함으로 신게 되는 직장인은 회사에서는 쿠션작용과 동시에 통풍이 잘되는 슬리퍼로 갈아 신어 발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