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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연구자 9인공저 『아시아 영화의 이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아시아영화는 그 지리적인 근접성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대다수의 영화관객들에게는 생소하기 그지없는 세계다. 오락영화의 대명사격이 되어버린 홍콩영화를 제외하고 아시아 영화를 한편이라도 제대로 본 경험이 있는 우리나라관객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80년대 중반이후 일기 시작한 아시아영화에 대하 세계적인 재평가 움직임은 이러한 우리의 「영화 편식증」이 더 이상 정당화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특히 중국·대만·홍콩등 이른바 「3중국」영화의 위세는 대단해 어느 서구비평가는 이들의 영화를 『세계영화의 유일한 희망』이라고까지 치켜세우는 실정이다.
주윤탁·김지석등 젊은 영화연구자 9인이 집필한 『아시아영화의 이해』는 서구영화의 압도적인 영향력에 가려있던 아시아 각국의 영화를 개괄적인 형태로나마 국내에 소개하는 최초의 책이다. 이 책의 1부인 국가편에서는 대만·일본ㆍ중국·홍콩·인도등 각국의 영화역사와 현황, 주요 감독 및 작품을 전체적으로 조감한다.
2부인 작가편에서는 그 이름이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는 일본의 구로자와아키라·오즈 야스지로. 인도의 사다지트 레이에서 대만의 허우 샤오시엔, 필리핀의 리노 브로카, 터키의 일마즈 귀니등 비교적 덜 알려져있는 감독에 이르기까지 경력과 작품세계를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아시아 각국은 일본을 제외하고는 식민지 체험등 우리와 비슷한 역사적 도정을 거쳐 서구화의 길을 걷고 있다. 이들이 할리우드등 서구적 영화문화에 맞서 독자적인 영화를 만들려는 노력은 그러므로 표류하고 있는 한국영화가 나아갈 방향을 이해하는데 적지않은 시사를던져준다. 자료의 절대적인 부족으로 몇몇나라의 서술이 부족한 감은 있지만 세계적으로도 아시아영화 연구의 수준이 일천하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크게 흠잡을 일은 못된다. 제 3문학사·4백24쪽·9천원. <임재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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