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화-박해정조 기대반 우려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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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현정화(한국화장품) 박해정(제일모직)의 새 여자복식조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대한탁구협회가 16일최종 확정한 제42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5월11∼23일·스웨덴) 종목별 엔트리에 따르면 현정화는 5년여 호흡을 맞춰 90세계복식컵우승등을 이끌며 「환상의 복식콤비」를 이루었던 팀동료 홍차옥대신 박해정을 새로운 복식파트너로 맞아들이게 됐다.
올해 탁구최강전 단식우승등 상승세의 기량을 과시하고있는 박해정은 안정된 서브리시브와 묵직한 드라이브가 좋은점수를 받아 에이스 복식조에 기용됐다. 이유성감독과 김기택코치는 현·홍조가 지난해 바르셀로나올림픽부터 중국의 덩야핑(등아평)-차오훙(교홍)조에 밀리는데다 최근 박해정-김분식(제일모직)조에도 연패, 하강곡선을 긋자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위기의식속에 극약처방으로 현입조란 승부수를 띄운 것.
그러나 「복식은 파트너의 타구를 때리는 것」이라는 탁구이론에 따라 그동안 평면고무라켓의 드라이브 공격수(곽채숙·김분식)하고만 호흡을 맞춰왔던 박이 돌출러버를 이용빠르고 가벼운 타구를 날리는 전진속공전형인 현의 볼에 1개월여의 짧은 시간동안 얼마만큼 적응할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88년 서울올림픽 복식우승을 캐냈던 양영자(당시 제일모직)-현정화조도 최소 1년이상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호흡을 맞췄고 현빈조도 5년이상 함께 생활하며 이제까지의 성적을 일궈온 까닭이다.
양영자 은퇴후 89년의 도르트문트세계선수권대회에 한국여자탁구는 현정화의 복식짝으로 홍대신 권미숙(당시 제일모직)을 기용, 현상도조를 급조했다가 초반탈락한 쓰라린 경험을 안고있다.
이같은 위험부담과 실패후 쏟아질 비난에도 불구, 코칭스태프가 현·박조를 선택한 것은 현-홍조가 메달권에 육박은 하겠지만 정상은 어렵다고 판단해 이제껏 국제무대에 전혀 알려지지않은 비장의 카드로 중국의 허를 찌르는 「도 아니면 모」식의 모험시도 성격이 짙다.<류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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