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상승세 빠르다" 하반기 전망치 속속 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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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담담한 객장, 뜨거운 사이버증시=펀드투자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거래가 일반화하면서 증시가 급등하더라도 객장에서 예전과 같은 들뜬 분위기를 목격하기는 어려워졌다. 우리투자증권 목동지점 이혜정 차장은 "이전보다 객장에 많은 고객들이 찾아오긴 했지만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라며 "예전 같으면 이런 날은 수박 자르고 음료수를 돌리는 등 분위기가 떠들석했는데 요즘은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굿모닝신한증권 대구서지점의 김현기 지점장은 "평소와 다름없이 차분한 분위기"라며 "앞으로의 지수 전망과 펀드 가입시기를 묻는 전화가 주로 걸려왔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당초 지수 2000을 기념하는 행사를 성대하게 계획했다가 24일 오전 이를 바로 취소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대신증권의 한 관계자는 "증시의 역사적인 날을 기념하려고 계획했지만 과열을 우려하는 정부 당국와 증시 분위기 때문에 행사를 취소했다"고 말했다.

◆"그래도 주가는 더 오른다"=장중 지수 2000돌파에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목표치 상향 조정'으로 화답했다. 올 상반기 '조정론'을 강력하게 주장했던 증권가의 '약세론자'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부사장은 24일 "주가 상승이 계속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하반기 고점 예상치를 2030에서 조금 더 올려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윤세욱 센터장도 "유례없이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연말증시가 245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했다.

주식시장 활황으로 무더기로 상한가를 치는 업종이 나오는가 하면, 최대주주가 자주 바뀌는 종목도 나타났다. 창투사들은 보유종목의 주가가 오르면서 덩달아 무더기 상한가를 보였다. 메리츠종금이 3일 연속, 우리기술투자와 제일창투가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연초부터 이어진 주가 오름세에 제일모직은 최대주주가 세 번이나 바뀌는 이변을 낳기도 했다. 제일모직은 올 5월3일 종전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자산운용투자자문이 보유주식 일부를 매도함에 따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7.94% 지분율로 새 최대주주가 됐다. 하지만 한달여만인 6월8일에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보유지분을 팔면서 삼성카드외 4개사의 지분율이 7.49%로 올라 최대주주 자리를 넘겨받았다. 이어 이달 3일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투자자문의 보유지분율이 6.25%에서 9.28%로 늘어나 최대주주가 됐다.

◆몰려드는 '돈돈돈'=지난 20일 현재 고객예탁금은 15조1859억원. 이달 들어서만 1조1706억원의 예탁금이 더 쌓였다. 주식형펀드 수탁액은 20일 처음으로 70조원을 넘어섰으며, 증권사 CMA 잔액은 6월말 19조4000억원으로 2005년말(1조5000억원)에 비해 13배 가까이 급증했다. 증시로 몰려드는 돈의 상당 부분은 최근 연이은 개발과 보상으로 인한 부동산 자금으로 추정된다. 동부증권의 장화탁 연구원은 "매년 15조~20조원에 육박하는 토지보상금이 지급되면서 일정부분이 주식시장에 유입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김은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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