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기 동양증권배 결승5번기|22일 제주서 첫 대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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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창호 6단과 조치훈 9단이 동양증권배를 놓고 22, 24일 제주도 중문 하얏트 리전시호텔 특설 대국장에서 격돌한다. 우승 상금 1억원이 걸린 이번 결승전은 한국이 낳은 두 천재 기사가 최초로 펼치는 승부 바둑이다. 세계 4대 기전의 하나인 제4기 동양증권배 세계선수권대회는 지난해 7월부터 세계 24강이 참가, 본선을 치른 끝에 이제 조치훈-이창호의 결승 5번기만 남았다.
지난해 이 대회 결승에서 임해봉 9단을 3대 2로 꺾어 팬들을 열광시키며 챔피언이 됐던 이 6단은 이번에도 김철중 초단, 유창혁 5단, 서훈현 9단을 연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91년 후지쓰배 우승자인 조 9단은 진림신 7단(중국), 김수장 8단, 호위평 9단(중국)을 꺾고 결승에 진출해 또 하나의 세계 대회를 노리고 있다.
조 9단은 38세로 이 6단보다 20년 연상이다. 조 9단이 일본 4대 타이틀을 동시 석권했던 83년에 이 6단은 불과 3급의 실력이었다.
지금은 이 6단이 9관왕인데 비해 조 9단의 타이틀은 본인방 등 2개. 그러나 치열한 수 읽기와 강인한 승부정신은 여전히 당대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이번 대결이 바둑계의 관심을 끄는 것은 이6단의 「계산」 과 「기다림」이 조9단의 「투혼」과 「치열함」마저 과연 극복할 수 있느냐 하는 궁금증 때문이다.
여기에 6세 때부터 일본에서 성장한 조9단의 「일본바둑」과 한국바둑의 새로운 진전이라 할 이창호바둑은 암중으로 자존심의 불꽃을 튀기고 있어 흥미를 가중시키고 있다.
조9단은 국적은 한국이지만 이미 일본 무대를 떠날 수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세계대회만은 한국 대표로 출전하기를 고집해왔고 이창호가 자랑스럽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이번 대결은 조9단의 30년 공부와 이6단의 7년 공부가 맞선 기재의 대결이기에 조9단에겐 생애 최대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이6단은 대선배와의 대국에 배우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하면서도 『대회 2연패를 원한다』며 전의를 갈무리하고 있다.
국제대회 전적은 이6단이 25승15패(62.5%), 조9단이 21승12패(63·6%). 92년 말까지 통산전적은 조9단이 7백90승3백63패3무(68.3%), 이6단은 4백33승1백3패(80.8%). 두 사람은 지금까지 TV 속기 친선대결에서 두번 싸워 1승1패를 기록했다.
22일 1국, 24일 2국을 두며 3국 이후의 스케줄은 확정되지 않았다. 두판 모두 KBS 1TV에서 생중계 할 예정이다. <박치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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