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쇼 MC 뜨거운 스카우트 경쟁|프로 늘어나면서 진행자 부족|좋은 조건 노려 출연 번복 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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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정기 프로그램 개편철을 맞은 TV3사의 신설프로 진행자 모셔가기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특히 진행자에 따라 시청률이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닌 토크쇼의 경우는 3사 모두 이번 개편에서 숫자마저 대폭 늘림으로써 몇 안 되는 입심 있는 진행자를 선점하려는 스카우트경쟁이 과열 양상마저 보이고있다.
MBC-TV 가 14일 첫 방송한 『수요스페셜』의 경우 가수 조영남을 진행자로 결정했으나 조씨가 갑자기 KBS로 가는 바람에 첫 방송을 진행자 없이 영화감독 박종원과 연극배우 김지숙의 우정출연으로 때우는 곤욕을 치러야 했다. MBC측은 최근 프리랜서 선언을 한 KBS 2FM 『FM대행진』의 진행자 이숙영아나운서를 비롯, 4∼5명의 후보를 물색중이나 아직 진행자를 결정하지 못한 채 2회 방송예정일인 15일은 특집프로를 대체, 시간을 번 뒤 21일까지 결정할 계획.
조영남은 2주전까지 『수요스페셜』을 진행키로 돼 있었으나 주2회 편성을 요구했다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전부터 섭외가 있었던 KBS에 주2회 진행 약속을 받고 츨연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 KBS 2TV의『밤으로가는쇼』보조진행자로 출연하고 있는 개그작가 전영호씨의 경우도 17일부터 개그맨 강석을 대신해 MBC-TV 『주부가요열창』의 사회자로 나서기로 돼 있었으나 돌연 출연약속을 번복, MBC측은 부랴부랴 가수 임창제씨를 대타로 기용하는 소동을 벌였다.
이밖에 이덕화씨를 놓고 KBS와 SBS가 치열한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고 MBC출연설이 파다했던 『여자의ㅐ 남자』의 작가 김한길씨는 MBC측과의 교섭이 무산된 뒤 현재 SBS측과 교섭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영호씨가 MBC에 출연약속을 했다 방송직전에 취소소동을 벌이게 된 배경에는 KBS측이 『MBC에 출연하게 되면 현재 진행중인 밤으로 가는 쇼 출연이 어려울 것』 이라는 조건을 제시한 것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KBS측은 『진행자의 개성이 시청률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토크쇼의 경우 진행자가타 방송사에 겹치기 출연을 하게 되면 그만큼 시청자들은 빨리 식상하게 된다. 그래서 자기네 토크쇼 진행자들의 타방송 출연을 꺼리는 젓은 어느 방송사나 마찬가지』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KBS의 안국정TV본부장은 타방송사에서 KBS 진행자들에 섭외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때 제시하는 보수는 KBS보다 훨씬 높다. KBS는 공영방송이기 때문에 진행자 스카우트에 타 방송사처럼 거액을 쓸 만큼 돈도 없고 있어도 여론 때문에 쓸수 없는 상황』 이라고 진행자 섭외에서 겪는 공영방송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남재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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