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총장 발목잡은 박춘성교수/“과묵한 학자가 폭로라니”주위선 의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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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개혁주체 부정 사실/이용할 방법 없겠나”
새 정부의 개혁선봉장이자 「실세」였던 최형우의원을 하루아침에 정상궤도에서 추락시킨 경원전문대 박춘성교수(46·수학·수배중).
입시부정사건이 터지면서 곧바로 경찰의 수배를 받게된 그는 최 의원의 「약점」을 이용해 자신의 위기를 모면해보려다 결국 양심선언형태의 폭로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당수 동료교수 및 학생들은 그를 「과묵한 일꾼」으로 기억하며 폭로행위 자체를 반신반의하고 있는 상태. 평소의 품성으로 보아 믿기 어렵다는 얘기다. 충남 대전 출신인 박 교수는 건국대 수학과를 졸업한뒤 서울D여고에서 교편생활을 하며 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쳤다.
84년 경원대 전임강사로 자리를 옮겨 교양과에서 수학강의를 담당한 김 교수는 박사학위 논문을 1백% 영어로 썼다는 점,강의에 충실하고 학점에 인색한 꼿꼿한 성품이라는 점 등이 「실력있는 교수」로 인정돼 곧바로 4년반동안 교양과장직을 맡았다.
특히 공석에서든,사적인 술자리에서든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법이 없는데다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 잘해내는 묵묵한 스타일인 점이 김동석 전 총장과 김 전 총장의 측근 김재호 전 교학처장으로부터 높이 평가됐고 조종구교학처장때까지 이어져 각별한 신임으로 시험답안지 변조 작업에까지 관여하게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달 14일 학장이 바뀌고 모든 보직교수들이 새 인물로 바뀌는 과정에서 박 교수는 교내방송국 주간교수직을 내놓았지만 지난해 3월 부교수로 승진됐고,새로운 재단에 특별히 섭섭한 관계였던 것도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수배를 받게된뒤 폭로선언 직전 학교내의 한 고향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개혁주체인 최형우사무총장 아들이 부정입학한 것을 알고 있는데 그것을 이용할 방법이 없겠느냐』고 고민을 털어 놓았으며 이후 연락을 일절 끊은채 잠적중이다.<최상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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