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문화에 진실하려는 노력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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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민주화된 한국에 오게 돼 다행입니다.』
10일부터 두달간 호암갤러리에서 열리는「미국 포스트모던 대표작가 4인전」개막식 참가를 위해 8일 2박3일 일정으로 서울에 온 미국신표현주의의 기수 로버트롱고(40)는 날카로운 정치적·사회적 현실비판의식의 소유자로 정평이 난 이답게 첫 한국방문소감을 이렇게 말한다.
목탄 드로잉에서 부조, 움직이는 조각, 실크스크린등 다양한기법을 완숙하게 구사하며 일상속에서 느끼는 현대인의 압박과 미국의 제국주의적 확장주의를 고발하고 있는 그는 『작품은 그 시대의 문화적 소산』이라며 『80년대 미국사회를 한국에서 보여준다는 것이 이번 전시회가 갖는 의의』라고 말한다.
화실작업만이 전부일 수는 없다고 믿고 있는 그는 『60,70년대에는 많은 작가들이 내적 갈등과 같은 자신의 문제에 매달려왔으나 이제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환경과 다른 이들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이 얼간이들아:신앞의 진실」의 움직이는 흉물로봇은 남성중심의 사회를 비판하는 것으로 자신의 초상이기도 하다는것.
『예술은 점점 다원화적으로 돼 가고 있습니다. 이럴수록 중요한 것은 자신의 문화에 진실해져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한국인은 뉴욕·LA등지에서 늘보아온 터이지만 역사적으로 엄혹한 일제치하를 견디고 생존한 민족임을 상기할때 매우 강인하고 대담한 사람들』이라며 남의 작업에 눈돌리지않고 자기 주변에 충실하면 백남준씨처럼 한국적 감수성을 살린 독창적인 한국미술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롱고는 그자신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을 맡은 영화 『추억의 예술』작업진행차10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 홍은희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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