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의원 「투기의혹」속속 드러나/「벌집」50여가구까지 소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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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연고없는 땅·절대농지 매입/재산 줄이고 숨긴사례 많아
6일 민주·국민당 의원 재산공개 결과 개발예정지·무연고지역에 부동산을 대거 소유하고 있는 의원중 일부가 편법으로 절대농지를 매입하는 등 부동산투기를 했다는 의혹과 함께 재산 축소 신고·고의누락 등의 사례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일부 의원은 소유 건물·주택을 안마시술소·「벌집」으로 임대해 축재했다는 비난도 받고있다.
◇축소·누락=39건의 부동산을 포함,62억8천만원의 재산을 신고한 민주당 강희찬의원(전국구)은 본인명의로 소유하고 있는 서울 일원동 236의 4 등 일대 17필지 논·밭·임야 2만3천여평의 부동산가격을 25억원으로 신고했으나 실제로는 최소한 1백50억∼1백60억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 의원은 이 땅이 개발제한 지역인 그린벨트여서 평당 10만∼20만원으로 25억원의 가치 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본사취재팀 확인 결과 강 의원이 소유하고 있는 땅중 1만여평은 그린벨트가 아닌 공원용지로 드러났다.
공원용지일 경우 현재 강남구청 보상가가 평당 최소한 73만원이고 그린벨트 지역도 50만원을 호가하고 있어 강 의원의 소유 땅값은 최소한 1백50억원 이상인 것으로 드러나 이번 재산등록에서 6분의 1로 축소신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강 의원은 또 경기도 평택군 안중면 용성리 65의 1에 신축 완공한 경인에너지 주유소 건물은 신고에서 고의로 누락시키고 단순히 대지 2백65평(4천2백만원)만 신고했다.
국민당 김복동의원(대구 동갑)도 부인명의의 경기도 용인군 기흥읍 고매리 일대 임야 9백여평이 시가 7억원을 호가하고 있으나 3분의 2 수준인 4억8천만원에 신고,재산축소의 의혹을 사고있다.
◇농지매입=국민당의 박구일의원(전국구)은 6개월 이상 거주한 농민이 아니면 농지를 구입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충남 서산의 논 3백67평을 비롯,2천7백80평의 절대농지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과 부인·두 아들 명의로 18억4천여만원을 신고한 박 의원은 지난 89년 해병대사령관을 물러난뒤 받은 퇴직금으로 동서 최모씨와 공동으로 충남 서산시 수석동 809 논 3백67평을 매입한 것을 비롯,87년 전북 군산시 수송동 729의 3 밭 3백61평,758의 9 논 2천51평을 각각 편법매입했다.
민주당 신진욱의원(전국구)은 81∼88년 사이 현지 농민도 아니면서 자신과 큰아들 신태문씨 명의로 경북 의성군 봉양면 구산리 일대 전·답 31필지 1만5천여평을 불법으로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신 의원은 울진군 백암온천의 개발이 한창이던 76년에 현 백암온천과 가까운 울진군 온정면 소태리 등 일대 임야 39만7천여평을 사들였으나 이곳에서 온천이 나오지 않았다. 신 의원은 같은해 이 땅을 협성교육재단에 조림용으로 출연했다.
◇투기의혹=민주당 양문희의원(전국구)은 신국제공항이 들어서는 영종도가 토지거래 규제지역으로 묶이기 바로 직전 세차례에 걸쳐 영종도 일대 땅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양 의원은 재산공개 과정에서 자신소유의 영종도내 매립지인 ▲중산동 1850의 3 ▲중산동 1850의 205 ▲중산동 1824 등 3필지(5천7백43평방m)는 『지난 89년 서울시 의사회장 취임에 따라 병원과 아파트를 급히 처분한뒤 새아파트를 사려고 했으나 아파트값이 급등하는 바람에 그 대신 학창시절을 보낸 제2고향인 인천에 노후에 병원을 설립·운영할 목적으로 땅을 구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본사취재팀 확인 결과 중산동 1824 2천9백75평방m는 양 의원이 밝힌 매입시기보다 훨씬 앞선 88년 9월에 (주)인화개발로부터 이미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중산동 1850의 205(1천1백15평방m)와 중산동 1850의 3(1천6백53평방m) 등 2필지는 이 일대가 토지거래 규제지역으로 묶이기 바로 직전인 89년 4월15일과 4월20일 취득한 것으로 밝혀졌다.
◇임대=민주당 이경재의원(서울 구로을)은 서울 개봉동 4층 건물을 안마시술소로 임대해오다 재산공개를 앞두고 지난 2월 여관업으로 업종을 바꿨으며 서울 동자동에 있는 주택 5채를 영세민 50여가구에 「벌집」으로 세를 주고있다.
민주당 김충현의원(전국구)도 서울 창천동 3층 상가건물을 여관·사우나탕·살롱으로 임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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