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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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한국프로복싱이 KBC(한국권투위원회)의 집행부 내분과 관련, 0PBF (동양태평양 권투연맹)타이틀건을 무산시켜 5백여명의 관중이 소란을 일으키는등 망신을 샀다.
OPBF 주니어페더급 챔피언 최재원(최재원·26·유니온체)은 4일 문화체육관에서 도전자인 인도네시아의 동급2위 아디바 바라하마(샤)를 맞아 타이틀 5차방어전을 가질 계획이었다.
그러나 공식경기를 위한 의무적 공개절차인 계체량과정에 계체를 담당한 KBC임원이 없어 공인(공인)받지 못함으로써 대회가 무산되는해프닝이 발생한 것이다.
주최측에서는 당초 규정대로 경기전날인 3일 오후 KBC사무실에서 계체를 실시하려 했으나 입회인이 없어 챔피언과도 전자측이 임의로 합의, 인근 쌀집에서 저울로 계체를 하고 이 경기의 오픈 게임에 출전하는 선수들도 동네 목욕탕에서 계체를 하는 임시변통을 꾀한 것.
이때문에 중계방송사인 MBC측에서는『공인되지 않은 경기를 중계할수 없다』는 이유로 중계를 취소키에 이르렀고 TV중계료에 대전료등을 의존하는 주최측은 2시간여동안 소란을 빚은 끝에 결국 대회를 무산시키게 된 것.
이같은 사태는 KBC의 해묵은 내분 때문으로 구천서(패천주·민자당 국회의원)회장이 경기 전날인 3일 선수들의 계체를 담당해 온 신광석(신광석)검사부 차장과 송배영(송배영)총무이사를 해임시켜 공인담당자의 공백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KBC는 그동안 지난9월 출범한 배회장의 새 집행부 운영과 예산집행등을 문제 삼은 몇몇 권투인들의 고소·고발을 비롯, 사무실 점거농성등으로 파행이 계속돼 왔다. <김인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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