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림 육성·임도확보 시급/식목일에 돌아본 “현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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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쓸만한 재목 「축적」형편없는 수준/다자란 나무도 길 없어 “그림의 떡”
매년 이맘때면 온 나라가 나무심기로 아우성이지만 정작 조림상태와 육림·재목이용도는 과연 어느 수준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무는 많아도 경제림이 많지않고 그나마 다자란 나무를 재목으로 쓰려해도 산 밑으로 끌어내릴 길이 없는 등 문제점 투성이다.
그러니 자연 매년 엄청난 외화를 낭비하면서 나무와 종이를 들여오고 있지만 자고나면 국제원목 값은 오르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리우환경회의 이후로는 각국이 벌채를 자제하는 등 산림보호 정책쪽으로 방향을 틀어 산림의 자금자족 대책이 시급하다.
산림청에 따르면 잣나무·전나무·낙엽송 등 경제림,다시 말해 쓸만한 재목이 ㏊당 얼마나 심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척도로 축적은 지난해말 현재 평균 40입방m에 불과하다.
이에비해 미국은 78입방m로 국내의 2배 가까이 되고 이웃나라 일본은 3배,독일은 6.5배에 이르고 있어 우리나라 조림수준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굳이 외국의 예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남한과 북한의 산림경제성만 비교해도 그 실태를 알 수 있다. 북한의 축적은 45입방m로 우리보다 나은 실정이다.
이같은 수치는 원래 산림이 많은 지역적인 특성을 십분 감안해도 조림을 잘하지 않는데다 연료부족으로 땔감용 남벌이 잦은 북한의 실정으로 볼때 국내산림의 경제적 후진성을 여실히 대변하는 대목이다.
경제림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임도. 쉽게 말해 산림중에 뚫린 산길이다.
수출을 하려면 공항·부두까지 도로·항만시설을 하듯 나무를 상품화하기 위해서는 잘라낸 나무들을 산밑에까지 옮겨야 하는데 다 자라 벌채한 나무를 이동할 길이 없다.
산림자원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산림청은 생산비의 30%를 줄일 수 있는 기계화를 서두르고 있으나 정작 중요한 임도는 태부족한 상태다. 트랙터는 고사하고 경운기가 제대로 다닐만한 길도 여의치 않은게 국내 실정이다.
통계수치를 보면 확연히 나타난다. 현재 우리나라는 지난해 현재 산지 ㏊당 0.55m(3천평당 한뼘폭 정도의 길)에 불과해 독일 40m,미국 10m,일본의 5m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조남조산림청장은 취임직후 이런 문제점들을 인정하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전국토의 71%에 이르는 사유림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책과 지역에 따라 경제성이 높은 수종에 대한 정보를 담은 「나무지도」를 만들어 산주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임도를 늘리기 위해 현재 국고 50%,지방비 40%,개인부담 10%인 국고보조율을 올해부터는 국고 70%,지방비 30%로 조정해 개인부담을 없애는 등 산주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중이다.<김기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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