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제 "소문에 기초해 말한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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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제(사진) 전 포항제철(포스코의 전신) 회장은 20일 점심식사를 하다 말고 본지 기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동철 의원의 감사원 문답서 공개에 대해 반박하기 위해서였다. 김 전 회장은 "그런 질문이 기억나지도 않는다"며 "내 눈으로 문답서를 보기 전에는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4시40분쯤 기자들과의 전화통화에서 그는 "문답서에 있는 질문과 대답을 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감사원 감사관이 '부지의 실질적 소유자가 이명박(현재 한나라당 경선 후보)인 거 아느냐'고 묻기에 '그렇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사실이 아니라 당시 떠돈 소문에 기초해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 전 회장과의 전화통화 내용.

-문답서를 봤나. 사실인가.

"그렇다. 문답서에 내 사인도 있다."

-당시 뭐라고 말했나.

"(감사관이) '이 후보가 소유주인 걸 어떻게 알았느냐'고 묻더라. 당시 김광준 기조실 상무가 도곡동 땅 매입이 끝난 뒤 '이 후보 처남 이름으로 돼있지만 실질적으로 이 후보 땅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다'고 보고했다. 그래서 소문을 듣고 알았다는 거였다. 무슨 증거가 있나. 소문이었지…."

-당시 분위기가 어땠나.

"실소유주가 이 후보란 소문이 파다했다. 매입 책임자인 조영수 전 포스코건설 부사장(지난해 사망)도 그러고 다녔고 김광준 상무도 그랬다."

-이 후보가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인지에 대한 수사는 따로 없었나.

"당시 대검 중수부나 감사원이 그걸 조사했는지 나는 파악하지 못했다. 당시 포철에 대한 조사의 초점은 내가 압력을 넣어 그 땅을 비싸게 주고 샀느냐, 커미션을 챙겼느냐 여부였다. 나에 대해선 '관련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고 직원 두 명이 문책당했다."

-박근혜 캠프 고문인 서청원 전 의원이 '이 후보가 김 전 회장을 세 번 찾아가 땅을 사달라고 부탁했다고 하더라'고 말한 건 사실이 아닌가.

"사실이 아니다. 만일 이 후보의 부탁으로 샀다면 감사원 감사의 초점이 그 문제로 (변질)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검찰에 가서도 지금과 똑같이 말하겠다."

이가영.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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