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처리기사 자연농원 심규일 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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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자연농원 오· 폐수처리장에서 일하는 환경처리기사 심규일씨(42·환경보전과장)는 자신의 작업장을 「자연농원에서 가장 드러매틱한 곳」이라고 소개한다. 코끼리· 사자· 호랑이등 온갖 동물들의 분뇨를 비롯, 화장실의 인분과 식당등에서 흘려보내는각 종 폐수를 모아 깨끗한 물로 만드는 마술과도 같은 일이 벌어지는 곳이 바로 이곳 오· 페수처리장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심씨는 오·폐수가 이곳에서 완벽하게 정화된 것을 입증하기 위해 이곳에서 최종처리된 물을 벌컥벌컥 마시기도해 종종 보는 이들의 가슴을 졸이기도 한다. 원수조 (폐수가 한자리에 모이는 곳)를 직접 구경한 사람이라면 물을 마시는 그를 뜯어말리기 일쑤지만 그는 『위험하다니요? 음용1급수로 판정된 과학적 자료가 제 용기일 뿐입니다』 라며 웃곤 한다.
그가 일하고 있는 자연농원의 오·폐수처리장은 지난해 6월부터 폐수처리된 물을 다시 정화해 용수로 재활용하고 있는 곳. 폐수를 모아 유해물질을 미생물로 분해한 후 물과 미생물을 분리하는 것이 전부였던 종전의 페수처리 과정에 가압부상조(미생물이 채분해하지 못한 부유물질까지 없애는 곳)ㆍ모래여과조·활성탄조 (유해유기물질을 걸러내는곳) 등의 정수처리과정이 추가돼 깨끗한 물로 다시 쓸 수 있게 하고있다.
일반세균제거를 위해 소독약을 투입하는 것이 정화처리과정의 맨 마지막 작업. 이런 과정을 모두 거치고 나면 처음의 폐수는 수질오염농도 0·5PPM정도 (상수원수1급수가 lPPM이하임)의 깨끗한 물」로 변해 음수대와 식당을 제외한 식물원· 동물원· 화장실·분수대 등으로 보내져 각종 허드렛물로 사용된다.
심씨는 폐수·정화처리의 전과정을 다른 1명의 환경처리기사· 5명의 엔지니어와 함께 컴퓨터 (용수관리자동화시스팀) 를 이용, 제어·관리하는 일을 맡고있다.
『연간 8천8백만원의 절감효과도 자랑스럽지만 단 한방울이라도 폐수를 흘려보내지 않아환경보호에 일조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보람』이라며 심씨는 종종 「야외풀장」으로 오인될 정도로 작업장이 쾌적해진 게 무엇보다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전주가 고향인 그는 건국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80년 환경처리기사 자격증을 땄다. 그가 자연농원에서 일하기 시작한 것은 81년5월. 그가 부임해 오기전인 80년, 축산폐수를 그대로 방류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바 있는 양돈사업장의 오명을 벗기기 위해 지난 89년 양돈사업장이 페쇄되기까지 그는 9년간 아낌없이 땀을 쏟았다. 그리고 그는 90년부터 오· 폐수처리장의 책임자로 일해왔다.
「오· 폐수처리장」 에서 일하는 남편을 묵묵치 이해해준 아내와 건강한 3남매는 그에게가장 소중한 사람들이다.<이은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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