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공격·방어 '6계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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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은 이성적으로, 방어는 감성적으로. 선거 전문가들이 전하는 '네거티브 제1요령'이다. 성공한 네거티브 공격과 네거티브의 공세를 잘 타넘은 사례를 분석하면 이 같은 요령을 터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우선 네거티브 공격이 잘 먹혀들게 하는 요령 세 가지.

①이성적으로 폭로하라=네거티브는 "저 사람을 찍으면 왜 안 되는가"를 설명하는 것이다. 결국 네거티브를 통해 끌어올 유권자가 상대 후보의 지지층이란 얘기다. 따라서 빈틈없는 논리로 포장해야 한다. 2002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이 대표적인 경우다. 나중에 허위로 판명 나긴 했지만 당시엔 병무청 관계자의 증언과 신체검사 기록이 제시되면서 여론을 탔었다.

②쉴 새 없이 몰아붙여라=네거티브는 속도전이다. 상대 후보가 다른 이슈를 만들어 낼 시간을 주지 않는 게 관건이다. 지난 대선에서 네거티브의 신속한 확산은 인터넷의 몫이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번 연말 대선에서는 인터넷 중에서도 사용자 제작 콘텐트(UCC) 같은 '신무기'가 네거티브를 빠르게 실어나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③'투 트랙' 작전을 써라=전문가들은 "네거티브로 상대 후보를 깎아내릴 수는 있지만, 자신이 올라갈 수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상대방에 대한 공격과 함께 자신이 가진 비전과 정책을 알리는 일을 함께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다음은 성공적인 네거티브 방어 요령 세 가지.

①감성적으로 대처하라=2002년 장인의 '좌익활동'이 문제됐을 때 노무현 후보는 "아내를 버리란 말이냐"는 한마디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처럼 네거티브에 맞설 때는 감성적인 말 한마디가 구체적인 반박보다 잘 먹힌다.

②후보와 캠프가 따로 가라=후보는 끝까지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는 게 정치권의 통설이다. 후보가 마지막 순간까지 말을 바꿀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 놔야 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캠프는 신속하게 대처해야 하지만 후보는 네거티브에 답하지 말고 정책을 말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③면역주사를 맞아라=네거티브에 흔들릴 수 있는 유권자에게 미리 자신의 약점을 내보여 면역력을 길러 주는 방법도 있다. 미국 민주당 버락 오바마 경선 후보는 회고록에서 "코카인은 했지만 헤로인은 안 했다. 그것도 대학 때 끊었다"고 먼저 고백해 오히려 '정직한 정치인'이라는 평판을 얻었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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