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민간단체 발족 준비/에이즈환자 권익옹호단체 생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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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사회적 냉대와 차별없애는 운동주력/환자상담·해고방지·직업알선 활동도
사회적 관심의 사각지대에 머무르고 있는 에이즈환자·감염자와 그 가족들의 권익옹호를 위한 민간단체 2개가 곧 발족,우리나라 대에이즈 활동에 새로운 전기를 만든다.
에이즈환자 권익보호운동은 수십개의 민간단체들이 ACTUP(에이즈해방총연합)를 만들어 환자 및 감염자들의 권리를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지금까지 전무한 실정.
새로 출범하는 에이즈관련 민간단체들은 대부분 무지에서 비롯되는 에이즈감염자들에 대한 냉대와 차별을 없애고 일반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한 사회운동을 벌이게 된다.
올 6월말 정식 발족 예정인 「대한에이즈협회」는 지난달 16일 김준명 연세대의대교수(41·내과)·박정희서울YWCA회장 등 의료·여성·종료·법률 등 11명의 각계 대표가 모여 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들은 에이즈예방 및 퇴치 활동과 함께 지금까지 소홀했던 감염자 및 그 가족들의 권익옹호와 복지증진을 협회의 목적으로 정했다.
이들은 수혈과정에서 에이즈에 감염된뒤 또 다시 자신으로부터 에이즈에 감염된 부인의 자살을 도운 혐의로 불구속기소돼 최근 투신자살한 정모씨(62)가 바로 에이즈감염자에 대한 편견때문에 생긴 희생자로 보고 협회의 조기출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협회가 구성되면 산하에 위원회를 구성,에이즈실태조사를 벌이는 한편 고립감·적대감으로 시달리는 에이즈환자를 위한 상담활동,감염자의 해고방지와 직업알선·생활기금 조성 등의 활동을 펴기로 했다. 협회는 특히 에이즈감염자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만들어 에이즈감염자들의 정보교환과 상호교류를 통해 재활의지를 북돋우기로 했다. 또 25일에는 이벤트 회사인 「코아아트센터」대표 구자준씨(33)가 주도하는 「에이즈퇴치를 위한 한국시민모임」이 발족해 역시 에이즈방지와 환자돕기운동을 펼친다.
가수 양준일·윤항기씨(성음교회 음악목사) 등 연예인들과 시민들 3백여명이 참가의사를 밝힌 이 단체는 4월말 동숭동대학로에서 대규모 공연을 벌여 에이즈퇴치와 환자돕기를 위한 기금을 모으기로 했다. 이들은 각종 공연과 연극·영화제작을 통해 에이즈방지를 계도하는 한편 에이즈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줘 에이즈감염자의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돕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우리나라에서는 85년 첫 에이즈 감염자가 발견된 이후 2월말까지 총2백55명의 감염자가 발생해 이 가운데 환자로 발전한 11명을 포함해 32명이 사망하고 1명은 외국으로 이민,현재 환자 1명,감염자 2백21명이 관리되고 있다.<이현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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