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과 6자회담 조율 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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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방문 중인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16일 남북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6자회담 프로세스(과정)와 조율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이재정 통일부 장관을 만난 뒤 기자들로부터 '8월 남북 정상회담이 가능하냐'는 질문을 받고 "남북 정상회담은 한국 국민에게 중요한 이슈로 우리가 의견을 제시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제하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 때문에 3개월의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다면 8월 남북 정상회담이 가능했다는 시각이 정부 안에 있다"며 "힐 차관보의 발언은 북한의 비핵화 진전 속도를 감안하지 않은 정상회담 개최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미국 측 입장을 내비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힐 차관보는 6자 회담의 한국 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인사동에서 만찬 회동을 한 뒤에도 "우리는 평화체제 논의를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에 맞춰 진행하기를 원한다"며 "비핵화 이슈를 해결하기 전에 평화체제를 달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어떤 평화체제 논의건 간에 한국 정부가 개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6자 외교장관 회담 시기와 관련해 "8월에 개최하는 방안도 논의됐다"며 "늦어도 9월 초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에는 열릴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그는 이날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비핵화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한국전쟁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협상을 종료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 비핵화 완료를 전제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협상이 내년에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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