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통령 망월동방문 무산/학생들 저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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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5·18단체」와 간담회도 취소/광주시·전남도만 순시 귀경
【광주=김현일기자】 김영삼대통령은 18일 취임후 첫 지방순시에 나서 광주직할시 전남도를 방문했다.<관계기사 23면>
김 대통령은 이날 광주비행장 도착 즉시 망월동 광주민주항쟁 희생자묘역을 방문하고 시청에서 5·18관련단체 대표 등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남총련(광주·전남학생총연합회) 소속 학생 5백여명이 묘역을 점거·농성하는 바람에 이들 일정이 취소됐다.
남총련학생들은 이날 오전 3시 망월동묘역으로 진입했으며 경계중이던 경찰 60명은 충돌을 피해 철수했고 학생 4백여명은 묘역진입로 두곳에 바리케이드를 쌓고 『진상 규명 없는 방문을 반대한다』면서 농성을 벌였다.
또 김 대통령과 5·18관련단체 대표들간의 간담회도 분위기 등을 이유로 역시 취소됐다.
이에 따라 김 대통령은 광주시·전남도정을 청취한 뒤 대불공단만을 순시하고 귀경했다.
김 대통령은 당초 5·18관련단체 대표,국회의원,시의회간부,지역원로 등과 간담회를 갖고 광주치유책·지역감정 해소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었다.
김 대통령은 또 「의」를 기본으로 한 광주민주항쟁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민주화 성지로서 광주를 가꾸기 위한 기본입장 등을 피력할 계획이었다.
한편 김 대통령은 광주시청·전남도청을 방문,강영기시장·이균범지사 등으로부터 각각 업무보고를 받고 『신한국 창조는 공직자의 자기개혁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문민시대가 요구하는 「신공직자상」을 시급히 정립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대통령은 지방 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해 지역경제에 책임있는 일선 행정기관이 앞장서줄 것을 당부하고 지방의 창의와 자율 신장을 위해 앞으로 정부는 중앙권한의 지방 이양을 개혁적 차원에서 촉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각종 지역사업과 관련,올해 광주에서 열릴 제74회 전국체전은 검소한 가운데 진정한 국민축제가 되도록 준비하고 ▲광주 첨단과학산업기지 건설을 위해 관계부처는 빠른 시일내에 종합대책을 강구하며 ▲목포항의 상습 침수문제가 빠른 시일내에 해결되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할 것 등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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